'일감부족' 삼성重, 창사 후 첫 무급 순환휴직 검토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8.08.10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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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상서 사측 제시-올해 수주목표에 35%만 달성·3분기 연속 적자 기록

'일감부족' 삼성重, 창사 후 첫 무급 순환휴직 검토


삼성중공업이 무급 순환휴직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들어 '수주절벽'이 계속되면서 보유하고 있는 일감(수주 잔고)이 줄었기 때문이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노협)에 무급 순환휴직 시행을 제시했다. 회사의 계획대로 무급 순환휴직에 들어가면 1974년 창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중공업은 노사는 지난 6월 말부터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노협과 사측은 앞서 유보한 2016·2017년 임단협을 더해 올해까지 3년 치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 노협은 △기본급 5.1%(10만286원) 인상 △고용보장 △희망퇴직 위로금 인상 △혹한기 휴게 시간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기본급 동결 △복지포인트 중단 △학자금 지원조정(중학교 폐지) 등을 제시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무급 순환휴직에 대한 구체적인 규모나 기간이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이번 주 여름휴가를 마치고 본격적인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직원 임금 반납과 희망퇴직, 유급 순환휴직 등의 구조조정을 한 삼성중공업이 무급휴직 카드까지 꺼낸 것은 '일감 절벽' 때문이다. 무급 순환휴직은 노동력 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82억 달러로 전망했지만, 업계에선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29억 달러(29척) 수주를 기록했다. 목표액의 35% 수준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 중 금액이나 목표 달성률 모두 꼴찌다.

배세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수주실적은 상반기 선가 상승 전략으로 경쟁사 대비 부진하다"며 "올 2분기까지 낮은 수주 수익성을 감안하면 상반기 수주보다는 하반기의 수주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의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적자는 1005억원으로 전 분기(478억원 적자)에 비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다. 증권업계에선 올 3~4분기에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본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말 올해 영업손실이 2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공시했다.

이 같은 수주 부진 여파로 남은 일감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수주 잔고는 2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하반기 해양플랜트 정산 등 손익 개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하반기 정식 입찰이 예정된 릴라이언스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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