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中 몽니-사드도, 꽌시 문제도 아니었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8.08.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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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터리 보조금 배제 1년8개월…자국 산업 육성 위한 시간표

"이제 사실상 보조금에 대한 기대는 접었습니다"

중국이 LG화학 (355,500원 ▼6,000 -1.66%)삼성SDI (389,000원 ▼3,000 -0.77%), SK이노베이션 (114,100원 ▼6,900 -5.70%) 등 한국 기업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지 1년 8개월째에 접어든 것과 관련, A사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을 설득해 지금 한국 배터리를 차량에 적용하고 보조금을 신청한다 해도 2020년 안에 보조금 혜택을 보기는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2020년 완전히 폐지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장착한 벤츠 차량이 보조금 지급 전 단계에 해당하는 형식 승인을 지난 5월 받았지만, 이마저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보조금 적용은 감감무소식이다.

중국의 보조금 몽니는 당초 사드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로 보였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으로 갈등의 실마리가 풀린 지도 벌써 8개월째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드는 애초에 문제가 아니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 사업의 정석으로 통한 '관시'(관계나 인맥을 뜻하는 중국어)가 문제였을까. 그것도 아니다. 삼성과 SK, LG 등은 총수가 수십년간 직접 '관시'를 관리했다. 세 곳 모두 동일한 시점에 중국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겨 현재까지 그것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은 무리다.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이 올해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출하업체로 도약한 데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출하량 기준 세계 10위 가운데 5개가 중국 업체로 채워졌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인 자국에서 최대 경쟁 상대인 한국을 묶어두고 판매를 늘린 덕이다. 결국 한국을 대상으로 2020년까지 설정한 보조금 정책은 자국 신성장 산업 육성을 위한 시간표였던 셈이다.


이제 한국 배터리업계는 2020년 뒤를 가정한 중국시장 돌파 전략을 세운다. LG화학은 2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중국에 배터리 2공장을 설립하는데 생산돌입 시점은 사실상 2020년부터다. SK이노베이션도 신규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 세계 최대 안방 시장을 무기로 또 다른 시간표가 짜여지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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