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리용호와 진솔한 의견교환…종전선언 논의"

[the300]ARF 결산브리핑…"남북외교장관 회담 무산 아쉬워, 北입장 존중해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시내의 한 호텔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결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비공식 접촉에 대해 "매우 진솔한 분위기에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함으로써 남북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현지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한 결산브리핑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남북 외교당국 간 실질적 소통과 협력이 강화되길 기대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지난 5박6일간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ARF 외교장관회의 등 5개 다자회의에 참석하고 미중일러 4개국과 아세안 6개국 등 12개 나라와 양자회담을 개최했다"며 "비록 남북외교장관회담이 아쉽게도 성사되지 못했지만 ARF 갈라 디너에서 리용호 외무상과 만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많은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남북 외교장관간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았고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번 계기에 만나 판문점선언의 충실한 이행을 위한 남북 외교장관간 만남 의사를 전달했지만 아쉽게 이뤄지지 못했다"며 "다만 지난 금요일 갈라만찬 계기에 자연스럽게 만나 한반도 정세 진전 동향과 향후 협력에 대해 짧지만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했다"고 설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시내의 한 호텔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결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 장관은 리 외무상과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비공식 접촉이었고 정식 면담도 아닌 상황에서 오고 간 대화내용을 밝히긴 적절치 않다"며 "짧지만 아주 진솔한 의견 교환이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나 북미대화 진전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종전선언에 대한 의견교환도 있었다"면서 "리 외무상이 공개적으로 발언한 내용을 보시면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전날(4일) ARF 본회의 연설에서 북측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측이 제재유지를 강조하며 종전선언 문제에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6·12 북미 공동성명 모든 조항의 균형적·동시적·단계적 이행을 촉구했다.

리 외무상이 강 장관에게 '대화에 응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거절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는 "그쪽 입장을 충분히 존중해드려야 하는 것 같다"며 "남북 외교당국이 언젠가는 서로 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혔고 언젠간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번 ARF 계기 종전선언 관련 진정상황에 대해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 처음부터 유연성을 갖고 해나가고 있는데 좀 더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내용이나 특별한 계기에 대해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라며 "미국 중국과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