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일그룹 사무실에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이날 최용석 신일그룹 회장은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았다. /사진=최동수 기자
최용석 신일그룹 회장은 2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이사회 구성원이었던 류상미 전 신일그룹 대표를 포함해 이사회 이사 2명이 모두 우편으로 사의를 표명했고 직원들도 대부분 회사를 그만뒀다"며 "어제부터 변호사들을 선임해 신일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씨피에이파트너스는 지분 50%를 보유해 최대주주고 류 전 대표는 지분 35%를 보유해 2대 주주다. 이사회는 최 회장을 비롯해 류 전 대표, 씨피에이파트너스 직원 등 3명으로 구성됐다.
최 회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인양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며 "우선 경찰, 금융감독원 등에서 조사를 성실히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금융감독원 등 관계 당국은 신일그룹의 가상통화 투자 사기와 시세조종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가상통화 투자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강서경찰서는 이날 "지방에서도 피해신고가 들어오는 등 전국에서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집중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사기록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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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경찰서는 1일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 유지범씨에 대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지난달 30일에는 최 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를 세워 5월부터 3차례 신일골드코인(SGC) 프리세일(사전판매)을 진행했다.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는 신일골드코인을 개당 200원에 올해 7월 말 공개(ICO)하고 이어 9월30일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할 것이라며 상장 예정 가격은 1만원이라고 밝혔다. 1차~3차 판매에서 신일골드코인 1개당 가격이 30원~120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100배 이상의 수익을 약속한 셈이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신일골드코인을 발행한 싱가포르 신일그룹 국제거래소와 관계가 없고 알지 못한다"며 "경찰과 금융감독원에서 상세히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조작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최 회장과 류 전 대표가 코스닥 상장사인 제일제강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2000원을 밑돌던 제일제강 주가는 지난달 17일 상한가를 쳤고 지난달 18일에는 장중 5400원까지 올라갔다. 이날 장 마감 기준 주가는 1435원이다. 금감원 등은 제일제강과 관련해 주가 조작 정황이 있는지 신일그룹의 투자금 모집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