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물선 논란' 신일그룹, 설립 두 달 만에 공중분해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2018.08.0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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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 신일그룹 회장 "이사회 전원 사의표명, 직원들도 회사 떠나"

2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일그룹 사무실에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이날 최용석 신일그룹 회장은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았다. /사진=최동수 기자2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일그룹 사무실에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이날 최용석 신일그룹 회장은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았다. /사진=최동수 기자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던 신일그룹이 설립 두 달 만에 사실상 공중분해됐다. 최용석 신일그룹 회장이 사퇴 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들 모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 당시 채용한 직원들도 회사를 나갔다.

최용석 신일그룹 회장은 2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이사회 구성원이었던 류상미 전 신일그룹 대표를 포함해 이사회 이사 2명이 모두 우편으로 사의를 표명했고 직원들도 대부분 회사를 그만뒀다"며 "어제부터 변호사들을 선임해 신일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일그룹은 6월1일 설립된 이후 지난달 26일 사명을 '신일해양기술주식회사'로 변경하고 법인등기를 마쳤다. 기존에는 류 전 대표가 지분 70%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었지만 신일해양기술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꾸면서 최 회장이 대표로 있는 씨피에이파트너스케이알이 최대주주가 됐다.

현재 씨피에이파트너스는 지분 50%를 보유해 최대주주고 류 전 대표는 지분 35%를 보유해 2대 주주다. 이사회는 최 회장을 비롯해 류 전 대표, 씨피에이파트너스 직원 등 3명으로 구성됐다.



최 회장을 비롯해 이사들이 사의를 밝히면서 돈스코이호 인양작업은 중단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신일그룹 사무실에는 여자 직원 1명만 출근했다. 굳게 닫힌 출입문 안에 직원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적막감만 감돌았다.

최 회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인양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며 "우선 경찰, 금융감독원 등에서 조사를 성실히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금융감독원 등 관계 당국은 신일그룹의 가상통화 투자 사기와 시세조종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가상통화 투자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강서경찰서는 이날 "지방에서도 피해신고가 들어오는 등 전국에서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집중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사기록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강서경찰서는 1일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 유지범씨에 대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지난달 30일에는 최 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를 세워 5월부터 3차례 신일골드코인(SGC) 프리세일(사전판매)을 진행했다.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는 신일골드코인을 개당 200원에 올해 7월 말 공개(ICO)하고 이어 9월30일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할 것이라며 상장 예정 가격은 1만원이라고 밝혔다. 1차~3차 판매에서 신일골드코인 1개당 가격이 30원~120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100배 이상의 수익을 약속한 셈이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신일골드코인을 발행한 싱가포르 신일그룹 국제거래소와 관계가 없고 알지 못한다"며 "경찰과 금융감독원에서 상세히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조작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최 회장과 류 전 대표가 코스닥 상장사인 제일제강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2000원을 밑돌던 제일제강 주가는 지난달 17일 상한가를 쳤고 지난달 18일에는 장중 5400원까지 올라갔다. 이날 장 마감 기준 주가는 1435원이다. 금감원 등은 제일제강과 관련해 주가 조작 정황이 있는지 신일그룹의 투자금 모집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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