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드루킹 측근 무더기 소환…정치인 소환 막판 다지기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2018.07.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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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드루킹 변호인' 마준 변호사 복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핵심인물인 '서유기' 박모씨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뉴스1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핵심인물인 '서유기' 박모씨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뉴스1


수사기간이 한달도 남지 않은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인 필명 '드루킹' 김동원씨(49)의 측근들을 줄소환하며 김경수 경남지사(51) 등 정치권 인사들의 소환을 앞두고 혐의 다지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씨 측을 변호하다 사임한 마준 변호사(40·변호사시험 1회)는 다시 김씨 측 변호인으로 복귀했다.

특검팀은 30일 오후 2시 구속수감 중인 '서유기' 박모씨(30)와 '초뽀' 김모씨(43), '트렐로' 강모씨(47), 김 지사의 전직 보좌관 한모씨(49), 도모 변호사(61) 등 사건 핵심 관련자들을 무더기로 소환했다.



박씨 등은 김씨와 함께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의 개발과 운용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도 변호사는 20대 총선 전인 2016년 3월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와 김씨 간 만남을 주선하고 수 차례 약 4000만원을 건네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한씨는 김 지사의 의원 시절인 지난해 7월 '성원' 김모씨(49)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날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김씨가 이끈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가 노 전 원내대표에게 자금 전달을 빌미로 청탁을 하거나 협박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씨 측이 최근 제출한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담긴 자료의 내용과 작성 경위 등도 캐물을 전망이다. 2016년 10월 김씨 일당이 '산채'로 불렀던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에서 열린 킹크랩 시연회에서 김 지사가 킹크랩 사용을 지시했는지, 인사 등 대가를 제안했는지 등 여부도 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날 동시소환이라는 점에서 특검팀이 이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대질신문을 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검팀은 핵심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즉시 김 지사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소환 조사에 돌입할 전망이다.

한편 김씨 측을 변호하다 19일 돌연 사임했던 마 변호사는 이날부터 다시 김씨 측 변호인으로 복귀했다. 마 변호사는 이날부터 김씨와 박씨를 비롯해 '둘리' 우모씨(32), '솔본아르타' 양모씨(35) 등 김씨 측의 소환 조사에 입회한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인 관련 사건의 변호도 이어간다.

28일 소환 조사에서 변호인이 없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한 김씨에게 변호인이 재선임되면서 김씨가 다시 조사에 협조적으로 나올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마 변호사와 특검 측이 조사를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마 변호사가 일시 사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씨 측이 검찰 조사와 달리 특검 조사에 협조적으로 임했음에도 특검팀이 김씨 일당 일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김씨 일당에 대한 신병확보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기소를 하는 등 압박을 가했다는 점에서다. 김씨 측이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상황에서 사안을 잘 파악하고 있는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기 어려운 점도 복귀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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