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맥주잔 든 文대통령 '최저임금-주52시간' 원칙 강조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8.07.2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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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최저임금, 직종에 차별 가하면 취지에 안 맞아"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방문해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참석자들과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 청년 구직자, 경력단절 여성구직자,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아파트 경비원), 중소기업 대표, 편의점 점주, 서점, 음식점, 도시락업체 대표, 인근 직장인 등이 참석했다. 2018.07.26.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방문해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참석자들과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 청년 구직자, 경력단절 여성구직자,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아파트 경비원), 중소기업 대표, 편의점 점주, 서점, 음식점, 도시락업체 대표, 인근 직장인 등이 참석했다. 2018.07.26.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광화문의 호프집에 '깜짝' 나타나 시민들과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 등 경제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최저임금의 일괄적용 등 원칙을 강조했다. 그 원칙 속에서 종합적인 보완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오후 7시쯤 서울 광화문의 한 호프집에 나타나 약 90분 동안 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 현안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기 위한 행사였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김의겸 대변인 등이 나왔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함께 했다.



시민 참석자는 △인턴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 △출산 및 육아로 경력단절이 10년째 된 여성 구직자 △최저임금 대상자인 아파트 경비원 △우수 중소기업 대표 △최저임금을 준수하는 편의점 점주 △최저임금 인상으로 애로를 겪는 요식업 운영자 △25년째 운영하고 있는 서점의 주인 △근로시간 단축으로 매출이 급감한 도시락업체 대표 등 18명이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이날 행사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행사 직전에 알았다.

문 대통령은 "제가 지난 대선 때 국민과 소통(을 말하며), 퇴근길 시민들을 만나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요즘 최저임금, 또 고용문제가 심각하게 이야기가 되는 상황이다. 편하게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지한 얘기가 오가기 시작했다. "아끼고 사랑합시다! 아싸!"라고 건배사를 했던 음식점주도 결국 "제 자식에게 (식당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울분을 토했다.



의견은 가감없이 나왔다. 한 음식점주는 "최저임금에 대한 불만이 되게 많다. 소득이 정말 최저임금 근로자 만도 못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도시락업체 사장은 "(주 52시간 근무로) 퇴근을 빨리하고 야근을 안 하니 도시락 배달리 줄었다. 마음고생이 심하다"고 했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최저임금과 근로시간단축에 대해 "특히 생산직에서 굉장히 고통스러워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문제를 보면, 물가는 서울 물가와 지역 물가가 다르다"며 "지역별로 업종별로 (체감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고용 규모도 다를 수 있어서, 그것에 따른 논의도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는 취지였다.

다만 "임금을 제대로 못 받는 분들을 위해 만들어진 게 최저임금"이라며 "직종에 차별을 가하면 취지에 맞지 않기에 쉬운 문제는 아니다. 앞으로 이런 논의를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어려움이 있고, 논의도 해봐야겠지만, 원칙적으로 최저임금은 일괄적용하는 것이 맞다는 설명이다.


주 52시간 근무와 관련해서는 "구조적 개혁은 참 힘들다. 하는 정부도 어렵다"며 "그래도 시간이 지나서 그것이 정착이 되면, 우리 전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과거에 주5일 근무제를 했을 때 기업이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호소했지만, 그런 어려움들을 딛고 결국은 우리 사회에 다 도움이 되지 않았나"고 언급했다.

이같은 원칙 속에 적절한 보완정책을 통해 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여러 제도와 대책들, 카드 수수료라든지, 가맹점 수수료 문제라든지, 상가 임대료 문제라든지, 함께 강구되어야 한다"며 "노동자들에게도 일자리안정자금뿐 아니라 고용시장에서 밀려나는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책이 쭉 연결돼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나마 개혁을 감당하기 쉬울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 가지 개혁과제를 추진하고, 그게 안착이 되면 또 다른 개혁과제가 생기고, 그런 단계를 밟아 가면 좋은 것"이라면서도 "계획이란 게 그렇게 되지 않고, 동시다발로 해야하는 상황도 있다. 여기서 하고, 또 저기서 하고, 다중이 되는 상황"이라고 현실적 어려움에 대한 이해를 당부했다.

임종석 실장은 특히 최저임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을 강조했다. 그는 "(청와대에) 자영업비서관을 만들었다. 자영업 일만 고민한 분을 모시려고 한다"며 "아주 세부적인 데까지 많이 다듬어 보겠다. 자영업자 소득에 따라 다른 형평을 맞춰서 지원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종합적인 안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방문해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참석자들과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 청년 구직자, 경력단절 여성구직자,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아파트 경비원), 중소기업 대표, 편의점 점주, 서점, 음식점, 도시락업체 대표, 인근 직장인 등이 참석했다. 2018.07.26.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방문해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참석자들과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 청년 구직자, 경력단절 여성구직자,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아파트 경비원), 중소기업 대표, 편의점 점주, 서점, 음식점, 도시락업체 대표, 인근 직장인 등이 참석했다. 2018.07.2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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