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반년만에 주가 반토막…커지는 비관론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8.07.24 16:01
글자크기

바이오주 투심 악화로 주가 폭락…매출 없는 회사라 실적 발표도 영향 없어 "투심 회복돼야"

신라젠, 반년만에 주가 반토막…커지는 비관론


코스닥 대표 바이오주 신라젠 (4,010원 ▼150 -3.61%)의 주가가 반년 만에 반토막났다. 임상실험 실패설이나 유상증자설 등 각종 루머 탓에 다른 바이오 종목들보다 하락폭이 컸다.

루머에 의해 빠졌다지만 주가는 당분간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바이오주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신라젠 주가를 끌어올렸던 기대감도 이제는 많이 희석됐다는 것이다.



24일 코스닥시장에서 신라젠은 전날보다 3300원(6.16%) 하락한 5만300원으로 마감했다. 연초(10만2500원) 대비 50% 넘게 하락한 가격이다.

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을 개발해왔다. 현재 중국에서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기도 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으로 꼽힌다.



펙사벡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자 신라젠은 지난해 8월 2만원대에서 거래되다가 그해 11월 주가가 15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차바이오텍 사건 등으로 바이오주에 대한 투심이 악화된 이후 신라젠 주가는 10만원 이하로 떨어졌고 현재는 5만원선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성권 부사장이 퇴임하며 임상이 실패했다는 루머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루머가 하락폭을 키웠다.

신라젠은 이 같은 루머에 대해 "임상시험은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고 글로벌 임상과 신규파이프라인 개발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한국과 미국종양학 전문의와 임상전문인력들을 추가로 보강할 계획"이라며 "제3자 배정 유상증가 루머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라젠은 8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다. 지난 1월 대주주가 지분을 매도하며 신약개발에 실패했다는 루머가 돌았을 때 회사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자 주가가 반등한 것과는 딴판이다. 루머가 해소되면 주가가 바로 반등했던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얘기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위험 요인(risk)을 전혀 감수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중·장기적 기대감보단 당장 2분기 어닝쇼크 및 R&D 모멘텀 부재라는 리스크만 더 크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발표가 바이오주에 대한 우려를 일정부분 잠재워 반등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신라젠은 적자기업으로 실적발표가 주가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회사다. 펙사백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은 2020년 이후로 전망되기 때문에 2분기 실적발표는 상승 모멘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라젠은 향후 바이오주 전반의 문제가 될 수 있는 연구개발비 비용처리 측면에서는 안전하다"면서도 "바이오주에 대한 투심이 회복되지 않으면 신라젠 주가 상승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투자가 가능하겠지만 단기적인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