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근로자의 외침 "우린 전쟁서 함께 싸웠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8.07.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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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 공장 직원 車 관세 공청회서 "관세부과하면 친구와 이웃 직장 잃을 것"

"우리는 전쟁에서 함께 싸웠습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수입자동차 관세 부과' 공청회에서 현대차 (249,500원 ▼500 -0.20%) 앨라배마 공장에서 근무 중인 존 홀(John Hall)은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60년이 넘는 동맹 관계를 이야기하며 한국전쟁에 관한 책을 꺼내 들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자동차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25%의 관세부과를 검토 중이다. 미국 상무부는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이번 공청회를 열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근무 중인 존 홀/ 사진=현대자동차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근무 중인 존 홀/ 사진=현대자동차


존 홀은 2005년부터 앨라배마 공장에서 13년간 근무한 인물로 이번 공청회에 현대차를 대표해 참석했다. 그는 "(현대차의 투자가) 앨라배마 경제를 어떻게 변화시켰고, 수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는지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어려운 시기에 미국 노동자들을 버리지 않았다"며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심지어 우리지역의 다른 회사들이 문을 닫았을 때에도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존 홀은 "우리는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을 주지 않는다고 믿는다"며 "한국은 미국과 강력한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부 사람은 현대차가 외국 자동차 회사라고 느낄 수 있으나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일부"라며 "현대차가 판매하는 자동차의 절반은 앨라배마에서 생산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생산량의 20%를 수출하면서 앨라배마가 미국 내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수출 주(州)가 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또 현대차의 미국 투자가 차량 조립에만 국한되지 않고 엔진, 변속기 등 핵심부품 생산에서도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가 앨라배마 GDP의 2%와 2만5000명의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전역의 현대차 딜러와 서비스센터에는 4만7000명의 미국인이 근무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관세 부과가 가져올 부정적 영향도 전했다. 존 홀은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비는 연간 10% 인상될 것"이라며 "우리는 가격을 올리고 생산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많은 친구와 이웃들은 새로운 관세로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며 "미국 소비자들은 자동차 한 대를 구매하기 위해 수천달러를, 유지보수에 수백달러를 더 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 홀은 "자동차 수입은 미국 사업의 한 부분일뿐이다. 자동차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기 바란다"며 발언을 마쳤다.

이날 공청회에는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와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LG전자 미국 배터리팩 생산법인 판매직원인 조셉 보일이 참석해 관세부과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강 차관보는 "한미 FTA를 통해 양국 승용차 관세가 이미 철폐됐고 개정협상에서 원칙적 합의를 통해 자동차 안전기준 인정범위 확대, 픽업트럭 관세철폐기간 연장 등 미국 측의 자동차 관련 관심사항이 반영됐다"며 "이미 공정하고 상호 호혜적인 교역여건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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