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미녀스파이 체포 "정보 위해 성관계까지"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2018.07.1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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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검찰 "대학생으로 위장, 보수 정치계 접근"

미국 워싱턴 DC에 사는 러시아 여성 마리아 부티나가 간첩 혐의로 15일(현지시간) 미 연방 검찰에 의해 체포됐다. 사진은 부티나가 2013년 10월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는 모습./AFPBBNews=뉴스1미국 워싱턴 DC에 사는 러시아 여성 마리아 부티나가 간첩 혐의로 15일(현지시간) 미 연방 검찰에 의해 체포됐다. 사진은 부티나가 2013년 10월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는 모습./AFPBBNews=뉴스1


미국 워싱턴DC에서 러시아의 비밀 스파이로 활동한 의혹을 받는 29살의 여성 마리아 부티나가 체포됐다. 그는 미인계를 활용해 공화당과 전미총기협회(NRA) 등 미국 보수 정치계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연방 검찰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간첩 혐의를 받는 부티나를 전날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 자료에 따르면 부티나는 2016년 대선 당시 NRA 및 정치인들과 접촉해 러시아를 위한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 부티나는 함께 일한 미국인을 통해 지난 대선을 앞두고 NRA를 통해 크렘린과 미국 정당의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서 사적 연락 라인을 구축하는 데 관계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를 위해 아메리칸대학 학생으로 위장하고 총기 소지권을 옹호하는 '무기를 소지할 권리(Right to Bear Arms)'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부티나는 2015년 러시아 고위 관리의 명령을 받아 미 정치단체들에 침투했으며, 얻은 정보를 러시아에 보고했다. 법원은 해당 고위 관리의 이름을 서류에 적진 않았지만, 러시아 의회 의원이었고 이후 러시아 중앙은행 최고위직에 올랐다며 미국의 제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알렉산더 토르신 러시아 연방은행 부총재가 거론된다. 토르신은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부티나의 체포는 지난 2010년 러시아로 송환된 '미녀 간첩' 안나 채프먼을 떠올리게 한다. 부티나는 채프먼처럼 정치인들로부터 정보를 획득하는 데 미인계를 썼다. 뉴욕타임스(NYT) 등 일부 언론에 따르면 부티나는 미국의 한 이익 단체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성관계를 제안하기도 했다. 미 공화당 전략가 폴 에릭슨과 동거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있다. 법원에 제출된 문서들을 보면 부티나는 '1번 미국인'으로 명명된 56세 남성과 동거하고 있었는데 부티나는 에릭슨과 함께 촬영한 사진들을 소셜미디어에 다수 올린 바 있다. 에릭슨의 나이는 56세다.



부티나는 간첩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부티나의 변호사 로버트 드리스콜은 부티나에 대한 혐의가 과장된 것이라며 "부티나는 학생 비자로 미국에 왔으며 아메리칸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은 학생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티나가 미국의 특정 정책이나 법률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볼 수 있는 점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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