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출판진흥원장 "정부·출판계 가교 역할 맡을것"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07.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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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대 한국출판문화진흥원장, 민주 절차 걸쳐 선임된 첫 출판계 인사…현장·정책·독자 중심 출판 정책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이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8.07.18.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이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8.07.18.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이 블랙리스트 실행과 관련됐던 점을 사과하며 출판과 책의 정신, 신뢰 회복에 힘쓰겠다고 18일 밝혔다. 또 저작권 수출 등에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의 세 번째 원장이지만 첫 번째 출판계 출신 인사인 김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신임 원장 간담회에서 "출판계의 다양한 요구들과 정부가 출판계에 기대하는 것들이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진흥원이 중간에서 잘 조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블랙리스트 명단 관련 지원배제 실행과 낙하산 기관장 임명으로 논란을 빚은 끝에 8개월여의 원장 공석 상태에서 김수영 원장이 지난 11일 선출됐다.

김 원장은 먼저 진흥원이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련된 점을 사과했다. 김 원장은 "출판이 그 어떤 분야보다 생각의 자유와 가치가 보호되어야 하는데 진흥원의 본질적인 정체성까지 훼손됐다"며 "출판과 책의 정신, 신뢰 회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에서 전달받은 권고안을 면밀히 살펴본 후 필요하다면 자체 조사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앞으로 진흥원 운영 방향과 관련해 '현장·정책·독자' 중심의 출판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김 원장은 "출판 현장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진흥원이 될 것"이라며 "지난 2월 열린 '북 비즈니스페어' 등과 같은 자체 행사를 기획해 저작권 수출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공적 기구인 만큼 중장기적 비전을 세우고 진흥원 주최 정책 포럼 등 상설화된 토론의 장을 만들 것"이라며 "출판 진흥기금, 도서정가제, 유통 선진화 시스템 마련 등 당면 과제와 관련해 출판계에 내재한 다양한 이견들이 활발히 논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원장 직속으로 '정책통계연구센터'를 새로 열었다.

소비자로만 인식되어 온 독자를 생산자 개념으로 확장해 생산 현장에 독자 더 끌어들일 수 있는 사업들도 계획 중이다. 김 원장은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로서의 독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다양한 형태의 공모전을 열고, 책 관련 지원도 전문 출판인에서 일반에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임기 초기에 혁신적인 정책을 내기 보다는 기존의 좋은 아이디어들이 효과적으로 실행될 수 있는데 힘쓸 방침이다. 김 원장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것을 바탕으로 올해 말 조직개편을 하고, 내년 사업 계획에 반영하겠다"며 "앞으로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성과 책임성을 확립한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연세대학교 생화학과와 동대학원 철학과 석사를 거쳐 독일 콘스탄츠대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대표, 로도스출판사 대표를 역임하고 한국출판인회의 정책위원장과 국제교류위원장 등을 지냈다. 2014년부터는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조교수를 역임했다. 김 원장의 임기는 오는 2021년 7월10일까지다.

출판진흥원은 2012년 설립 이후 선임된 전임 원장들은 그동안 출판계 사정에 어두운 친정부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제2대 이기성 전 원장은 낙하산 임명 논란으로 지난해 11월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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