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상통화 규제에도 블록체인 창업은 활활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8.07.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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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서만 3000여개 기업이 사명에 '블록체인' 포함, 정부 가상통화 규제에서도 폭발적인 관심…1990년대 인터넷 버블 연상

中, 가상통화 규제에도 블록체인 창업은 활활


중국에서 회사명에 '블록체인'을 포함 시킨 신규 등록 회사들의 수가 올 들어 이미 지난해 전체의 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명에 '닷컴' '닷넷' 등을 유행처럼 붙이던 1990년대의 인터넷 열풍에 비견된다는 평가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기업 공시사이트인 치신닷컴(qixin.com)에 수집된 정부 데이타에 근거에 추정한 바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블록체인 회사로 추정되는 기업은 4000개가 넘는다. 올들어 지난 16일까지 6개월 반 동안 블록체인의 중국어인 취콰이리엔(区块链)이 포함된 회사명을 등록한 기업만 3078개 였다. 이는 지난해 전체 555개의 6배에 육박한다.



수십개 국가에서 기업 등록 데이터를 수집하는 오픈코퍼레이트닷컴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사명에 블록체인이 들어간 기업은 817개, 영국은 335개다. 이처럼 중국에서 회사명에 블록체인을 넣는 기업들이 대거 생겨나고 있는 것은 1990년 대의 인터넷 버블 기간을 연상시킨다고 SCMP는 분석했다. 당시 세계의 수많은 기업들이 인터넷 관련 기업을 열망하는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이름에 '닷컴(dot-com)' '닷넷(dot-net)' 등을 붙였다.

실제로 SCMP와 기술 뉴스 사이트인 아바쿠스, 벤처캐피털 500스타트업스 등이 공동 집필한 차이나 인터넷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에 중국에서 펀딩을 받은 스타트업의 41%가 블록체인과 관련이 있을 정도다. 블록체인 기술은 무역 결제와 기록 검점 및 관리, 크로스보더 이체 결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물류, 정부, 의료 서비스 등의 분야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잠재력이 큰 분야로 평가된다.



치신닷컴 데이터를 통해 사업 부문 별로 한 별도의 조사에서는 지난 12개월 동안 총 1만6600개의 중국 기업이 블록체인을 사업 부문으로 포함시켰다. 이들 기업들 중 3800개사 이상은 등록 자본금이 1000만 위안(17억 원) 이상인 기업이다.

이런 통계들은 중국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중앙 정부는 가상통화 거래소, 가상통화공개, 채굴 등에 대해 규제를 하고 있지만 상하이, 산시, 허난, 광저우, 구이양, 항저우 등 지방 정부들은 앞다퉈 블록체인 육성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저장성의 성도인 항저우는 100억 위안(1조7000억) 규모의 블록체인 펀드를 조성할 계획을 발표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펀드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는 게 시 정부측 설명이다. 중국의 주요 대기업들도 블록체인 관련 회사를 세우고 있다. 중국의 다국적 자동차 부품회사인 완시앙 그룹은 지난해 1월 블록체인 기술을 주력을 하는 상하이완시앙블록체인을 세웠다. 같은 해 9월에는 중국 산업정보기술부에 소속된 CCID 블록체인 리서치가 산둥성 북동부에 설립됐다.


중국 정부도 가상통화에 대한 규제는 엄격히 하면서도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대해선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2020년까지 중국의 국가 발전 전략을 담은 '13.5 규획'에 포함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지난 5월28일 중국과학원·공정원의 합동 연례회의 개막식 연설에서 "인공지능(AI), 양자 정보,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이 혁신을 가속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을 핵심적인 차세대 기술 중 하나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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