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의정부고 졸업사진'…정치 풍자 사라진 이유는?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2018.07.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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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고 졸업사진 촬영을 앞둔 학생들/사진=경기도교육청 유튜브 캡처의정부고 졸업사진 촬영을 앞둔 학생들/사진=경기도교육청 유튜브 캡처


재치있는 분장으로 매년 웃음을 선사해 온 의정부고등학교 졸업사진 촬영이 오늘(16일) 진행됐다.

16일 경기도 의정부의 의정부고에서 졸업사진 촬영이 진행됐다. 올해 촬영도 2018년을 뜨겁게 달군 정치인과 연예인, 스포츠 선수 패러디가 이뤄져 누리꾼들의 찬사를 받았다.

특히 이날 촬영은 경기도교육청의 자체 방송 프로그램 '레알 스쿨'이 유튜브 생중계해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시작한 방송은 약 30분간 이어졌다.



학생들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선방을 펼친 조현우(대구FC)와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모바일 게임 '클래시오브클랜' 캐릭터 호그라이더, Mnet '고등래퍼2'의 우승자 김하온 등으로 분장해 큰 웃음을 안겼다.

호그라이더 분장을 한 학생은 망치 소품을 직접 제작했다고 밝히며 "이것을 만들기 위해 이틀간 밤을 지새웠다"라고 말해 졸업사진 촬영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패러디한 의정부고 학생들 /사진=경기도교육청 유튜브 캡처16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패러디한 의정부고 학생들 /사진=경기도교육청 유튜브 캡처
압권은 올 상반기 최대 이슈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을 패러디한 모습이었다. 두 정상의 코스프레를 한 두 학생은 휴지로 휴전선을 그은 뒤 뛰어 넘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을 패러디한 학생이 "내래 멀리 평양에서 냉면을 가져왔는데…멀다고 하면 안되겠구나"라는 발언을 따라했다.



학생들 만큼 사진작가의 열정도 뜨거웠다. 4년째 의정부고 졸업사진을 담당하고 있는 한 작가는 "배경이 고정되어 있으면 다른 학생들와 차별성이 없다"며 "촬영은 학생들이 준비해온 캐릭터별로 다양하게 배경화면을 맞춰 합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의정부고 졸업사진 촬영에서 한 학생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하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2015년 의정부고 졸업사진 촬영에서 한 학생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하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의정부고 졸업사진이 세간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다. 연예계 가십부터 날카로운 정치풍자까지 쏟아내며 명성을 쌓아왔다. 불륜설에 휩싸였던 배우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 패러디와 박근혜 전 대통령 패러디는 아직도 '명작'으로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유명세의 명암도 있다. 정치 풍자가 논란이 되자 정치인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가 학교로 쇄도했고, 지난해 의정부고는 정치 풍자를 금지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올해도 학교 측이 촬영 주제를 사전에 검열했다. 이번 경기도교육청 중계도 사전 협의된 반에 대해서만 한정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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