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담당자 10명 중 7명 "디폴트옵션 필요"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18.07.1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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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4년만에 퇴직연금 운용실태 조사…"본 업무에 바빠 퇴직연금 운용 어려워"

기업 퇴직연금 담당자 10명 중 7명이 퇴직연금의 운용상품을 자동으로 설정해 주는 '디폴트 옵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 상황을 일일이 모르는 경우가 많은 데다 본업과 자산관리를 병행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협회는 한국갤럽에 의뢰, 기업 퇴직연금 업무 대상자 894명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운용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DC형(확정기여형·가입자가 직접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 담당자 가운데 69%가 '디폴트 옵션 도입이 필요하다'는 답을 했다고 16일 밝혔다.



'디폴트 옵션'은 가입자의 별도 지시가 없으면 사업자가 퇴직연금 자산을 알아서 굴려주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최근 증시호황에도 저조한 수익률을 보인 퇴직연금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디폴트 옵션 도입을 추진 중이다.(머니투데이 6월20일자 1면 참고 ☞관련기사 바로가기)

디폴트 옵션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이유로 '업무에 바빠 (퇴직연금을) 운용할 여력이 없다'는 답이 38% 차지, 가장 많은 비중을 보였다. '상품교체에 자신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26%로 그 귀를 이었다.



디폴트 옵션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운데 43%는 '손실이 날 경우 책임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전문가의 포트폴리오를 믿을 수 없다'는 답도 26%다.

현재 DC상품의 적립금 운용현황을 살펴보면 가입자당 평균 1.7개 상품을 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인 2014년 1.5개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1개 상품에 퇴직금을 '올인'한 경우도 전체의 46%다.

가입자가 적립금 운용현황을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경우도 전체의 27%를 차지, 4년전 21%대비 6%p(포인트) 증가했다. 운용 시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근무하면서 자산관리가 어렵다'는 대답과 '상품 수가 많아 선택이 어렵다'는 대답이 각각 25%씩 나왔다. '상품가입이나 자산관리 절차를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이도 24%로 그 뒤를 이었다.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금을 운용하는 DB형 제도 설문조사는 업무담당자의 업무환경과 운용현황에 초점을 맞췄다. DB형 제도 회사 담당자 256명 중 70%가 퇴직연금 업무비중이 10%라고 꼽아, 퇴직연금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퇴직연금 사업자당 평균 2.2개 상품을 운용, 4년 전 조사에 1.9개 대비 소폭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운용상품을 1개에 퇴직 연금을 모두 넣은 회사도 전체의 44%로 나타나 DC형 조사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IPS(적립금운용계획서)를 알고 활용하는 담당자는 27%로 4년 전 20% 대비 7%p 개선에 그쳤다.

나석진 금융투자협회 WM(자산관리)서비스 본부장은 "연금의 자산운용 어려움에 대한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해소하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정기적으로 통계를 확보해 연금산업 발전을 위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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