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대만 TSMC, 퀄컴 AP 파운드리 놓고 샅바싸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8.07.1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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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7나노 차세대 제품 양산 수주에 시장 향방 갈려

삼성 vs. 대만 TSMC, 퀄컴 AP 파운드리 놓고 샅바싸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큰 손인 퀄컴을 두고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와 대만 TSMC의 샅바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퀄컴의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생산을 누가 따내느냐에 양사 모두 목을 맨 상황이다.

1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차세대 공정인 극자외선노광장비(EUV)를 적용한 7나노(1㎚=10억분의 1m) 파운드리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7나노 공정 개발에서 20만장의 웨이퍼를 들여 제품 수율을 80%까지 끌어올렸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7나노 파운드리의 첫 대량 양산품 후보로 퀄컴이 내년 출시할 AP '스냅드래곤 855'를 꼽는다. 퀄컴은 14나노 공정까지 TSMC에 양산을 맡기다 삼성전자가 14나노 양산에 먼저 성공하면서부터 삼성전자로 생산처를 옮겼다.

문제는 TSMC가 최근 7나노 양산에 먼저 성공하면서 퀄컴이 새로운 계약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연내에 7나노 공정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진 곳은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대만 현지 언론에선 퀄컴이 오는 연말 TSMC와 7나노 양산 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TSMC는 AMD, 비트마인, 엔비디아 등에서 이미 7나노 칩 양산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퀄컴이 등을 돌릴 경우 파운드리 시장 글로벌 톱2 목표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애플이 올 하반기 출시할 신형 아이폰용 AP와 차세대 AP 생산을 TSMC에 위탁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퀄컴마저 돌아설 경우 상황이 심각해진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면적이 넓은 300㎜ 웨이퍼를 이용해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는 소품종 대량생산 구조이기 때문에 대형 고객사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와 TSMC는 5나노 공정 개발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TSMC는 250억달러(약 27조9000억원)을 투자해 5나노·3나노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내년 말 또는 내후년 초면 5나노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삼성파운드리포럼에서 3나노 제품을 2020년까지 개발해 2021년부터 양산하겠다고 알렸다. TSMC가 2022년부터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5나노를 넘어 3나노로 직행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7% 수준이다. TSMC가 50.4%로 압도적인 1위고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9.9%), 대만 UMC(8.1%)가 뒤를 잇는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싣는 것은 메모리반도체 시장보다 성장세가 가파른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의 파운드리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말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파운드리 사업 확대 전략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안다"며 "퀄컴과의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지가 단기적으로는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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