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돈된다" 6개월새 200억 거래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2018.07.17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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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박현호 크몽 대표, '2전3기' 끝에 재능마켓 사업 성공…"2022년 年거래액 1조 목표"

박현호 크몽 대표(40). / 사진제공=크몽박현호 크몽 대표(40). / 사진제공=크몽


"재능마켓은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입니다."

10여년간 사업 실패를 딛고 '2전 3기'에 성공한 벤처기업 CEO(최고경영자)가 있다.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발견하면 거침없이 도전한 결과 국내 대표 재능마켓 플랫폼 구축에 성공했다. 재능 판매자 11만명이 몰리는 재능마켓 플랫폼 기업 '크몽'의 박현호 대표(40)를 만나봤다.



박 대표는 스스로 '바닥'을 경험한 CEO라고 했다. 대학교 1학년 시절 '라밤바'를 설립하고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공급하는가 하면 컴퓨터 및 가전제품 전문 쇼핑몰 사업도 벌였다. 제대 후에는 '에프유비'를 세우고 이종격투기 동영상 플랫폼, 맛집 소개 사이트, 지역 구인구직 플랫폼도 운영했다.

현실은 냉혹했다. 사업 실패로 2억원의 빚을 지고 모든 통장 계좌가 압류되는 신용 불량자가 됐다. 2010년 서울 생활을 접고 경남 산청 지리산 밑자락 부모님 댁으로 돌아와 휴식기를 갖던 그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스라엘의 한 재능마켓 플랫폼을 접했다. 2012년 6월 박 대표는 인터넷 연결조차 원활하지 않던 고향집에서 '크몽'을 설립하고 재기에 나섰다.



박 대표는 "다양한 사업에 도전하면서 플랫폼 개발 및 마케팅, 경영, 법률 판단 등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하게 됐다"며 "업무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최소 비용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법을 익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된 역경을 이겨냈다기보다 도전을 즐기던 시기였다"며 "지리산 밑에서 '크몽'을 기획하던 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돈보다는 재미"를 추구하는 그의 사업 철학은 국내 재능거래 시장에도 유효했다. 5000원에 '모닝콜 해주기', '상사 욕 들어주기', '같이 밥 먹기'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온라인상 입소문을 타며 방문자가 급증한 것. 일상생활에 무력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의뢰인으로 유입되는 한편 부가 수입을 노리는 재능 판매자들의 접속도 이어졌다.

상당수의 방문자를 확보한 박 대표는 2014년 5월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을 옮긴 뒤 사업 확장에 나섰다. 5000원에 묶여있던 거래 가격 제한을 풀고 '크몽'에서 거래되는 재능 분야를 전문적인 업무 영역으로 넓힌 것. 번역, 마케팅, 디자인, 컨설팅, 프로그램 개발 등 전문 분야의 원활한 재능거래를 위한 콘텐츠 연구개발에도 힘썼다.


번역 분야 '원스톱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한글 원문을 '크몽'에 업로드하면 글자 수 및 난이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서비스를 개발 및 적용했다. 가능한 수정 요청 건수, 마감 날짜 등도 특정해 의뢰인 및 재능 판매자 간 빈번하게 발생하던 분쟁 요소도 최소화했다.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부가 수입을 올리려는 전문가들이 몰리면서 '크몽'은 지난 6개월간 200억원 상당의 재능 거래가 발생하는 국내 대표 재능마켓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평생 직장이 사라지고 '투잡' 시대가 도래하면서 향후 재능거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2022년 연간 거래액 1조원의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5만명이 1인당 연간 2000만원의 부가 수입을 올리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는 셈"이라며 "새로운 개념의 일자리 창출에 '크몽'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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