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식품 새주인 누구?…식품업계 '설왕설래'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8.07.1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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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컴퍼니 티저레터 발송...2013년 빙그레, 동아오츠카, 신세계, 아워홈, SPC 등 기업들 후보군 거론

웅진식품 새주인 누구?…식품업계 '설왕설래'


웅진식품 매각이 속도를 내면서 새 주인이 누가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식품 지분 74.75%를 보유한 한앤컴퍼니는 지난달 매각주간사인 씨티글로벌증권을 통해 잠재 인수 후보기업들에게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발송하면서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나섰다. 한앤컴퍼니는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달부터 원매자들의 검토가 본격화되고 이르면 다음달쯤 새 주인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그룹으로부터 웅진식품을 인수했다. 이후 수익성 위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개선했다. 웅진식품은 인수 첫 해 12억원(연결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이듬해 흑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196억원까지 늘었다. 매출도 2200억원을 넘어섰다. 동남아시아 등 해외판로도 적극 개척하고 있다. 영업실적이 개선되면서 기업가치도 덩달아 뛰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지난해 웅진식품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45억원으로 매각가는 그 12~13배 정도인 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더 올라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인수 후보군과 관련해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일단 2013년 웅진그룹이 매각할 당시 입찰에 참여했거나 유력하게 검토했던 빙그레와 동아오츠카, 신세계, 아워홈, SPC 등과 함께 음료사업을 통한 시너지가 예상되는 해태제과, 오리온, 오뚜기, 풀무원 등이 인수 후보기업으로 거론된다.

빙그레의 경우 정체상태인 빙과사업을 대체할 신성장 동력으로 음료사업을 검토해온 만큼 2013년에 이어 이번에도 유력후보로 꼽힌다. '바나나맛우유'나 '요플레' 같은 히트작 유제품과 웅진식품의 음료를 포트폴리오로 구성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빙그레측도 "웅진식품은 꾸준히 매출이 나오는 장수브랜드가 많아 매력이 있는 게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수 가격에 대해선 간극이 크다. 2013년 당시 1150억원(당시 지분 57.87%기준)에 매각된 만큼 3000억원은 비싸다는 것이다.



동아오츠카의 경우 현재 '포카리스웨트'와 '데미소다', '오로나민C' 등 주력제품과 웅진식품 제품이 겹치지 않아 음료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보인다. 양동영 동아오츠카 대표도 지난달 4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인수 검토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모기업인 동아쏘시오홀딩스 강정석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상태여서 대규모 인수 의사결정이 여의치않은 상황이라는 게 걸림돌이다. 아울러 동아오츠카의 일본쪽 파트너인 오츠카가 신규 사업에 보수적인 성향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경우 현금동원력이 좋고 강력한 유통망을 거느려 후보군에 꼽힌다. 2013년에도 식품계열사인 신세계푸드가 음료상품군을 강화하기 위해 입찰에 나선 바 있다. SPC 역시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판매중인 외주 음료를 대체하는 등의 상승효과를 기대하며 당시 입찰에 나섰다. 다만 양사는 모두 현재 시장상황이나 여건상 웅진식품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밖에 해태제과는 과거 해태음료(현 해태htb, LG생건 자회사)를 통해 음료사업을 영위했던 경험이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오리온은 중국 사업비중이 크고 최근 생수사업에 나서면서 인수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아워홈은 급식사업과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오뚜기와 풀무원은 기존 식품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에서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웅진식품은 주력 브랜드들이 건재하고 비용구조도 건실한 회사로 탈바꿈했다"면서 "내수시장이 정체지만 해외수출이 늘어나는 만큼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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