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이라 저녁 7시가 넘어야 집에서 아이를 만나요. 아이한테 이런저런 학교 얘기를 듣다 보면 담임선생님한테 연락할 일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저도 일을 하다보니 퇴근 후 연락하는 게 어쩔 수 없는데, 예민하게 반응하는 선생님들이 있더라고요. 저녁 시간에 전화는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하는데, 그것도 안 되나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대한민국 근로자의 근무시간이 줄었다. 퇴근 시간이 빨라지자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졌다. 시대는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도록 변하고 있지만, 퇴근 후에도 격무에 시달리는 이들이 있다.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Q. 퇴근 후에 학부모 연락 받아 보셨나요?
교사 S씨(7년차, 초6 담임): 연락 많이 받죠. 특히 가정통신문을 보내면, 그에 대한 부연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적인 내용을 묻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요. 부모님 입장에서는 급해서 연락한 건데, 사실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꼭 전해야 할 내용이 아니거든요. 교사도 사생활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은 불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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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K씨(4년차, 초6 담임): 있죠. 주로 아이들 상태나 숙제 같은 것들을 물어봐요. 학생들이 집에 가면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부모님한테 얘기하는데, 그에 대한 설명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요. 항상 늦은 저녁에 연락하시더라고요. 밤 11시 넘어서도 연락하고, 일요일 저녁에 가장 연락 많이 받아요. 아침에 일어나보면 새벽에 연락 남겨놓는 부모님도 있어요.
교사 K씨(4년차, 고3 담임):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 정말 많이 와요. 연락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에요. 밤 11시 넘어서 '가족여행'으로 결석한다는 연락을 할 때도 있어요. 그런 건 학생이 제게 미리 얘기했어야 하는 부분이잖아요. 또 주말에는 행정실에 문의해야 할 내용들을 제게 연락해서 묻기도 해요. 저녁 8시나 밤 9시 넘으면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잖아요. 쉬는 시간을 방해 받는 게 가장 힘들어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교사 S씨(7년차, 초6 담임): 학부모님들도 퇴근 후에 아이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학교 생활이 궁금해지니까 늦은 시간에 연락하는 것 같아요. 그 마음은 이해되지만, 교사도 퇴근 후에는 쉬고 싶죠. 연락은 교사와 학부모가 일종의 규칙을 정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 K씨(4년차, 초6 담임): 급한 일이면 언제라도 상관 없지만, 별 일 아닌데도 주말 연락은 피해주면 좋겠어요. 쉬는 날인데도 직장에서 일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평일엔 적어도 저녁 8시 이후에는 연락을 삼가야 교사도 사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교사 K씨(4년차, 고3 담임): 인사조차 없이 '○○○ 내일 결석한다'는 식으로 연락하면 불쾌하더라고요. 학기 시작 때 아이들한테 주지시키는 부분인데, 연락을 할 땐 "안녕하세요 ○○○부모인데요, 늦은 시간에 죄송해요" 이렇게 최소한의 인사는 덧붙이면 좋겠어요. 또 연락을 꼭 해야 한다면 가급적 저녁 8시나 9시 이전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