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기부와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지난 4월부터 1150억원 규모의 ‘2018년도 해외진출 글로벌펀드 출자계획’을 공고하고 국내외 VC를 대상으로 운용사 모집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한 곳도 선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상위권 해외 VC의 참여율이 과거보다 떨어져 마땅한 운용사를 찾는 데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운용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업명 변경과 함께 투자 및 출자요건 등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기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올해부터 펀드 약정액 전체를 국내 기업에 투자하도록 했다. 지난해까지는 모태펀드 출자금액의 1.1~1.5배 수준만 투자하면 됐다.
업계에선 이같은 기준 강화가 오히려 펀드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진출 글로벌펀드는 목적 자체가 해외 VC들한테 국내 기업을 소개하고 해외진출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데 있다”며 “아쉬울 게 없는 해외 VC가 까다로운 투자조건까지 감수하면서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벤처투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올해부터 변경된 투자요건은 정책 목적에 맞게 해외VC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미 협의가 상당히 진척된 VC들도 꽤 있기 때문에 이르면 이달 중에는 운용사를 선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