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몰린 中 펀드, 증시 하락에 자금 썰물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8.07.0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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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공포에 상해종합지수 등 급락세, 투심 위축돼 차익실현 등 환매 늘어

"중국 펀드를 어쩌나" 미·중 무역전쟁 공포에 한국에 이어 중국 증시가 급락하며 중국 펀드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져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어서다.

뭉칫돈 몰린 中 펀드, 증시 하락에 자금 썰물


3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59개 대표 중국 주식형 펀드는 지난 2일 기준 한 달 새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 1년간 665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최근 자금 유출세가 가파르다. 한 달 간 미국과 일본, 베트남, 브라질 펀드 등은 자금이 유입된 반면 중국펀드에선 자금이 빠져나갔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이사는 "한 달 사이에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65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출된 것을 감안하면 중국 펀드의 자금유출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펀드별 자금유출 규모는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레곤이 31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KTB중국1등주(190억원),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1(160억원), 삼성누버거버먼차이나(120억원), 피델리티차이나(100억원), KB통중국고배당(100억원) 등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반면 KB중국본토A주(131억원)와 한화중국본토(120억원), 한국투자킨덱스(KINDEX)중국본토CSI300(100억원) 등 일부 상품은 자금이 순유입됐다.

김 이사는 "오는 6일 미국과 중국 간 관세 부과 발효일을 앞두고 미국의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 조치 가능성 등이 제기되며 무역전쟁 확산 우려가 높아져 중국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주춤하면서 차익실현 등 환매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2일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2.52% 하락해 2년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달 22일(3214.35)에 비해선 14% 가까이 급락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가를 종합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도 지난 6월 한 달 간 8% 떨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증시가 급락하자 국내 중국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지난 2일 기준 한 달 새 마이너스(-)6.6%까지 떨어진 상태다. 연초 이후 -5.5% 수준보다 더 악화됐다.

다만 오는 6일 미·중 양국의 관세 부과 발효일 이후 무역전쟁이 해소국면에 접어들면서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 대안투자부문 대표는 "양국의 관세 부과 발효가 제품별로 단계적용으로 적용되는 등 무역분쟁이 협상의 여지가 있어 중국 증시의 급등락도 완화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성장성이 높은 저평가된 주식에 분산투자하거나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안정적인 펀드로 눈을 돌릴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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