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임투자(ESG)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머니디렉터]오광영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최근 눈에 띄는 외신 기사 중 하나는 독일의 대표적인 완성 자동차 제조업체 아우디의 CEO가 디젤게이트로 인해 체포됐다는 소식이었다. 지난 몇 년간 이어온 폭스바겐(아우디의 모회사)의 디젤 차량 배기가스 조작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다고 독일의 사법 당국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모회사인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주가가 하룻밤 새 각각 3%, 2% 이상 떨어졌다. 물론 디젤게이트가 터졌을 당시에는 폭스바겐 주가는 18%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이 사회적인 책임을 등한시할 경우 큰 손실을 부담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꾸준한 이익과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찾고 있는 추세다.

이로 인해 점점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투자 방식이 바로 ‘ESG 투자’이다. ESG 투자란, 기업의 재무적 지표 이외에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투자 방식을 뜻한다.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강조해서 과거에는 ‘SRI 투자(Social Responsible Investment)’라고도 했었으며, 학계에서는 책임투자(Responsible Investment)의 일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책임투자의 출발은 종교적 신념 및 윤리적 규범에 기초한 투자 의사 결정이었다. 예를 들면 도덕적 기준에 맞지 않는 술, 담배, 도박 등을 통해 이익을 얻는 기업들을 소위 ‘죄악주’로 분류해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식이었다. 일종의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투자전략·기준이 개발 보완되면서 포지티브 스크리닝 전략, 규범 기반 스크리닝 전략, ESG 투자, 지속가능성 테마 투자, 기업관여 활동 및 주주 행동 등 다양한 세부전략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특히 2006년 UN에서 UNPRI(UN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UN 책임투자원칙)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높은 주목을 받게 되었다.

글로벌 지속가능 투자연합(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책임투자 전략에 의해 운용되는 자산 규모는 2016년 기준 약 22조 89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전문적으로 운용되는 총자산의 약 26%에 이르고 2014년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세계적으로 ESG 투자라는 것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를 한번 되짚어보자. 근본적으로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존재한다. 과거에는 기업의 이익이라는 결과만 주목했다면, 시민의식이 성숙해지면서 이익 창출의 과정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의미를 두기 시작했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개발, 과도한 독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등을 할 경우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사회, 국가뿐 아니라 투자자 본인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 및 사회관계망서비스의 발달로 비재무적 요인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기업의 재무적 요소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요소가 기업의 지속경영 가능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양질의 이윤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ESG라는 이슈에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국내 상황은 어떨까?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한때 SRI 펀드, 녹색 펀드 등으로 출시된 적이 있으나 현재는 일부 펀드를 제외하곤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운용전략과 성과가 여타의 일반 펀드 대비 큰 차별점을 보이지 못하고 투자자에게 일종의 테마나 섹터 펀드 수준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다만 지난 해부터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투자자들이 다시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신규 펀드가 출시되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곳이 증가하는 등 국내에도 투자 환경이 서서히 무르익어가고 있다.


이제 ESG 투자를 통해 수익도 내고, 더욱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도 기여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