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60원 오른 1124.20원에 장을 마친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6.6원 오른(원화 약세) 1124.2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전날(27일) 세운 종가 기준 연중 최고 기록(1117.6원)을 하루 만에 갈아치운 것으로, 지난해 10월30일(1124.6원)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그러나 하락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위쪽으로 방향을 돌려 장중 최고점인 1124.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도 역시 지난해 10월30일(1126.8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도 미·중 무역갈등 관련 글로벌 달러 강세, 아시아 통화 약세 분위기가 외환시장을 지배했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로 시작된 무역마찰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특히 위안화가 연일 약세를 보이면서 위안화와 연동성이 높은 원화 가치가 영향을 받았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기준환율을 달러당 6.596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전거래일 대비 0.6% 절하된 것으로,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역외 위안화(CNH) 환율은 달러당 6.62위안 수준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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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하락에 더불어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등 리스크오프(위험자산 회피) 분위기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뒷받침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7.79포인트(1.19%) 내린 2314.24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6일(종가 2319.82) 이후 최저치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2588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 관련 달러 수요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 재료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환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상황을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원화 약세 상황에 대해 "원화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무역갈등과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등 글로벌 추세의 일환으로 본다"며 "시장을 면밀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2.53원 오른 100엔당 1019.08원을 기록했다. 원/유로 환율은 1유로당 1298.28원으로 4.73원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