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술집, "트럼프 모자 쓰면 출입 금지"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8.06.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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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다시 위대하기 만들자' 적힌 모자 출입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백악관에서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상징 중 하나인 '빨간 모자'를 꺼내 흔들고 있는 모습. /AFPBBNews=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백악관에서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상징 중 하나인 '빨간 모자'를 꺼내 흔들고 있는 모습. /AFPBBNews=뉴스1


미국 시카고의 한 술집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징하는 '빨간 모자' 착용을 금지했다. 지난주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정부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식당출입을 거부당한 지 2일 만이다.

25일(현지시간) NBC방송 등에 따르면 시카고 시내에 위치한 술집 리플레이 링컨 파크(Replay Lincoln Park)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우리 가게는 세련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심사숙고 끝에 새로운 드레스 코드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세련된 시카고를 만들자"라고 밝혔다.



공지에 따르면 얼굴에 문신을 하거나 '특정 모자'를 착용한 사람은 술집 입장이 제한된다. 식당 측은 특정 모자의 예시로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빨간 모자가 담긴 사진을 첨부했다. 이 빨간 모자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문장이 적혀있다.

문구의 영어 알파벳 앞자리를 따 일명 'MAGA 모자'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캠프 시절부터 이 표어를 사용해왔다. 당선된 이후에도 이 구호와 모자를 꾸준히 즐겨 쓰고 있다.



가게 주인인 마크 크비아트코프스키는 "이 추한 것들에게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공지를 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세간의 관심을 끌면서 논란이 이어지자 크비아트코프스키는 "우리는 모자를 벗어달라는 요구를 하겠지만, 상대의 의견을 듣고 토론하는 기회도 있을 것"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그러면서 "공지 이후 많은 관심을 받아 난감하다"며 "레드헨(Red Hen), 그쪽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앞서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레드헨 식당은 지난 22일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트럼프 정부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저녁 식사차 가족과 식당을 방문한 샌더스 대변인을 쫓아냈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헨 식당은 샌더스처럼 좋은 사람에게 서비스를 거부하기보다 더러운 차양과 문, 창문을 청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비난에 나섰다.


한편, 미국 뉴욕주 대법원은 지난 4월 트럼프 지지자에게 식당 서비스를 거부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라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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