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조작 은행들, 5년치 부당이자 환급 추진

금감원 "일부 은행들, 최근 5년치 대출 부당 이자 환급 의사표명"

대출자의 소득을 적게 입력하거나 담보 입력을 빼먹는 식으로 높은 대출금리를 부과해 온 일부 은행들이 최근 5년치 대출을 전수조사해 부당 이자를 환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4일 "일부 은행들이 최근 5년치 대출에 대해 과도하게 부과한 이자를 환급해주겠다고 의사를 표명했다"며 "환급은 은행 자율적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5년은 회사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상사채권의 소멸시효에 해당한다.

금감원은 최근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기업·SC제일·한국씨티·부산은행 등 9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출금리 산정체계 적정성 점검결과를 발표했다.

점검결과 은행들은 일부 가산금리를 산정하거나 우대금리를 운용할 때 비합리적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했다. 특히 일부 은행은 소득을 적게 입력하거나 담보 입력을 빼먹는 식으로 정보를 조작해 대출금리를 부당 부과했다. 이같은 부당 부과 사례가 수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ㄱ씨의 경우 2015년 11월16일 5000만원의 가계일반대출을 받으면서 6.8%의 대출금리를 적용받았으나, 이는 A은행이 ㄱ씨의 연소득 8300만원을 전산에 입력하지 않는 바람에 0.5%포인트의 부채비율 가산금리가 적용된 대출금리였다. ㄱ씨는 지난해 11월16일 대출을 상환할 때까지 이자 5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했다.

개인사업자 ㄴ씨는 지난해 3월27일 3000만원의 담보대출을 받으면서 8.6%의 금리를 적용받았으나, 이는 B은행이 담보를 제공 받지 못했다고 전산에 입력한 탓에 높은 가산금리가 적용된 대출금리였다. B은행은 정상(1.0%)보다도 2.7%포인트나 높은 3.7%의 신용프리미엄을 ㄴ씨에게 적용했다. 이 때문에 ㄴ씨가 현재까지 추가로 낸 이자만 96만원어치에 달했다.

영업점 직원이 전산으로 산정된 금리 대신에 최고금리를 소비자에게 부과한 사례도 있었다. 개인사업자 ㄷ씨는 지난 1월5일 2100만원의 대출을 받았는데, C은행은 ㄷ씨에게 내규상 최고금리인 13%를 부과했다. C은행 영업점은 은행 전산시스템에서 산출된 대출금리 9.68%를 적용하는 대신 높은 금리를 부과하면서 지난달 31일까지 28만원의 이자를 추가로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