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최대, 신규상장 최저…위축되는 코넥스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8.06.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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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까지 코넥스 신규상장 4곳 역대 최저…상폐는 10곳 최대

상폐 최대, 신규상장 최저…위축되는 코넥스


중소·벤처기업 상장이 코스닥으로만 몰리는 코넥스패싱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코넥스 신규 상장은 사상 최저를, 상장폐지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코넥스 시장에 4곳이 상장되고 10곳이 상장폐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폐지기업이 신규상장을 압도하면서 코넥스 상장기업은 지난해 4분기 154개에서 이날 현재 148개로 줄었다.

1분기에는 코넥스 시장에 단 한 곳도 상장되지 않았다. 2분기에 들어서야 디피코, 다이노나, 에스제이켐, 위세아이텍 등이 상장됐다. 지난해 상반기 13곳, 2016년 상반기 20곳, 2015년 14곳이 신규 상장된 것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뚜렷하다.



코넥스 신규상장이 더뎠지만 이전 상장은 활발했다. 링크제니시스, 아시아종묘, 엔지켐생명과학, 오스테오닉 등 중대형급 기업이 1분기에 코스닥으로 옮겼다. 지난해 상반기에 스팩상장이 아닌 일반상장으로 코스닥으로 이전한 기업은 이엘피 1곳에 불과했다.

이밖에 태경피엔에스, 시냅스엠 등 5곳이 감사의견 거절 등의 이유로 상장이 폐지되면서 총 10곳이 코넥스를 떠났다.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상장은 앞으로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죽염업체 인산가는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이 확정됐다. 노브메타파마, 지티지웰니스, 오파스넷, 디지캡 등이 코스닥 이전을 위한 청구서를 접수했다. 툴젠, 포인트엔지니어링, 휴럼 등도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기업의 수가 20개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3년 코넥스 시장이 개설된 이후 이전기업 수는 연평균 8개 정도였다.

안호정 NH투자증권 ECM3부장은 "코넥스에 상장된 기업이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게 당연하다"며 "코넥스에서 시장 검증을 거친 기업이 이전상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소도 적극적으로 코스닥 상장 유치에 나서고 있어 상황도 좋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코스닥 문턱이 낮아지면서 코넥스 신규 상장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당국은 지난 1월 △세전순이익 50억원 △시가총액 1000억원 △자기자본 250억원 등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만 갖추면 신규 상장할 수 있도록 코스닥 상장 문턱을 낮췄다. 계속사업 이익이 없거나 자본잠식 상태라도 코스닥 상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를 통해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으로 상장할 수 있는 기업의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가 코스닥 살리기에 나서면서 코넥스로 갈 경우 소외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코스닥 직상장을 노리는 기업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 벤처펀드가 조성되면서 벤처기업의 경우 신규상장에 성공할 경우 기업가치를 높게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주관사인 증권사들도 코스닥 직상장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그러나 코넥스 시장의 필요성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여러 이유로 코넥스 상장이 필요한 기업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현재 4개 기업에 대해 코넥스 상장심사를 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신규 상장기업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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