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해킹 코인레일, 코인 개발사에 고객 보상 미뤄 논란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8.06.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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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당한 가상통화 개발사가 물량 풀어 대신 보상…해결책 없이 다음달 중순 영업재개 논란

지난 10일 해킹 공격을 받아 400억원 상당의 가상통화(암호화폐)를 도난당한 거래사이트 코인레일의 가상통화별 보상방안. / 홈페이지 캡처지난 10일 해킹 공격을 받아 400억원 상당의 가상통화(암호화폐)를 도난당한 거래사이트 코인레일의 가상통화별 보상방안. / 홈페이지 캡처


지난 10일 해킹 공격을 받아 400억원 상당의 가상통화(암호화폐)를 도난당한 거래사이트 코인레일이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을 가상통화 개발사에 미뤄 논란이 되고 있다. 개발사가 투자자에게 해킹당한 만큼의 가상통화를 보상하면 공급이 늘어 시세가 하락할 수 있어서다.

코인레일은 핫월렛(인터넷과 연결된 전자지갑)에 보관된 가상통화 계좌에서 펀디엑스, 애스톤, 트론, 스톰 등 9종의 가상통화 36억개 가량을 해킹당했다. 코인레일이 보유한 전체 가상통화의 30%가량으로 총 피해 규모는 400억원에 달한다.



이중 피해 규모가 두번째로 큰 애스톤을 비롯해 덴트, 트라도브 등은 개발사가 투자자에게 해킹당한 만큼 가상통화를 지급하기로 했다. 문제는 해킹당한 코인레일은 투자자 보상에 손을 놓고 있다는 점과 가상통화로 피해를 보상하면 공급 확대로 가격이 떨어져 기존 고객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 피해 투자자는 “개발사가 보유하고 있던 가상통화를 지급하는 것은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 빚을 갚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통화 공급량이 늘어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처럼 해킹당한 가상통화 시세가 하락하는 것은 물론 신뢰성도 심각히 훼손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게다가 도난 규모가 가장 큰 펀디엑스는 여전히 거래만 동결됐했을 뿐 보상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코인레일에서 펀디엑스 거래를 동결해 투자자들이 보유한 펀디엑스를 팔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코인레일은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다음달 15일 서비스 재개를 목표로 시스템 개편 및 보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혀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투자자 보상과 보안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없이 영업을 재개하겠다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4월 야피존이 55억원 규모의 가상통화를 해킹당한 후 투자자 피해를 보상하지 않은 채 그해 10월 유빗으로 이름을 바꿔 영업하다 2개월만에 170억원 규모의 가상통화를 또 다시 해킹당한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통화가 범죄조직의 자금세탁에 이용되면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를 해킹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왔다”며 “400억원대의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거래사이트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영업을 재개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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