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서 자율주행, 빨간불에 '스톱' 제동은 '덜컥'

머니투데이 박치현 기자 2018.06.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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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역~경기고 1㎞ 타보니… '끼어들기'·'무단횡단' 문제없어, 승차감은 '글쎄'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에서 진행된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이 현대자동차의 넥소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에서 진행된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이 현대자동차의 넥소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덜컥~", "어이쿠!"

빨간불을 인식한 자율주행버스가 급제동을 걸자 몸이 앞으로 쏠렸다. 넘어질 뻔한 탑승자들은 촬영장비가 무사한지 확인하고는 비어있는 운전대에 집중했다.

17일 국토교통부, 경찰청, 서울시의 공동 주최로 서울 영동대로에서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가 열렸다. 관심있는 국민은 누구나 현대차, 한국과학기술원, 한양대, KT, KAIST 등 5개 기관이 개발한 자율주행차를 시승할 수 있었다.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에서 진행된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에 참여한 KT 자율주행버스가 운전자의 제어를 받지 않고 주행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에서 진행된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에 참여한 KT 자율주행버스가 운전자의 제어를 받지 않고 주행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실제 주행은 삼성역에서 경기고등학교 사거리까지 영동대로 일부 직선구간에서 이뤄졌다. 주행 중에는 '끼어들기', '신호등 통과', '보행자의 무단횡단', '장애물 회피' 등의 돌발상황이 주어졌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판교IC까지 현대차의 자율주행기능 수소전기차 '넥쏘'를 탑승한 뒤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일반인이 자율주행차를 타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이날 시승 차종은 현대자동차 넥쏘(2대), 한양대의 그랜져, KAIST의 벨로스터,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소나타와 K5. 특히 KT는 45인승 자율주행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에서 진행된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이 현대자동차의 넥소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이번 체감행사에서는 자율주행차의 끼어드는 차량 인식, 무단횡단 보행자 감지, 전방의 고장난 트럭 안전 회피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이동훈 기자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에서 진행된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이 현대자동차의 넥소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이번 체감행사에서는 자율주행차의 끼어드는 차량 인식, 무단횡단 보행자 감지, 전방의 고장난 트럭 안전 회피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이동훈 기자
행사 관계자는 운전대에서 두 손을 떼는 퍼포먼스로 자율주행의 시작을 알렸다. 각각의 자율주행차는 돌발상황에 잘 대처해나갔다. 옆 차선에서 달리던 차가 끼어들거나, 앞에서 달리던 차가 차선변경을 시도할 때 속도조절이 자연스러워 의식하고 있지 않다면 무슨 상황이 벌어졌는지 눈치채지 못할 정도였다.

KT 자율주행버스 시승에 참여했던 종로구 주민 이상훈(45)씨는 "운전석의 일부가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는데 사람이 직접 운전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며 "시승 거리가 짧은 것은 아쉬웠다"고 말했다.


17일 영동대로에서 시승행사를 진행한 KAIST의 '벨로스터' 자율주행차는 센서가 인식한 주변 사물들이 모니터에 빨간 네모로 나타난다. /사진=박치현 기자17일 영동대로에서 시승행사를 진행한 KAIST의 '벨로스터' 자율주행차는 센서가 인식한 주변 사물들이 모니터에 빨간 네모로 나타난다. /사진=박치현 기자
신호등의 빨간불, 갑자기 도로를 가로지르는 '더미'(실험용 인체모형)를 인식한 차는 넉넉한 거리를 두고 멈춰섰다. 각 좌석마다 설치된 모니터에는 자율주행차의 센서가 주변사물을 인식했다는 의미로 표시되는 빨간색 네모가 수십 개 떴다.

다만, 이날 자율주행 시승 차량 대부분이 일상적 정지신호에도 급제동을 반복했다. 이에 대해 KAIST 관계자는 "일반 시민이 시승하는 자리라 '안전'을 최우선시하다 보니 브레이크를 확실히 밟도록 해, 승차감을 다소 희생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에서 진행된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에 참석해 시승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에서 진행된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에 참석해 시승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민간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올해 말 'K-시티'(자율주행실험도시)가 완공되면 자율주행차들이 실제 도로환경과 같은 곳에서 달릴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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