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 한국형 원전 수출, 에너지전환의 마지막 퍼즐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18.06.2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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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에너지전환' 현실로-②]기술력 유지와 함께 국내 원전업계 종사자들 고용 확보

한국형 원전의 수출은 그동안 확보한 기술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국내 원전업계 종사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에너지전환계획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정부는 국내에서 줄어드는 원전 수요를 해외 수출을 통해 보완하고, 국내에서 쌓인 원전해체 경험으로 글로벌 원전해체시장에 뛰어든다는 각오다.

지난해 24기가 가동된 국내 원전은 2022년 28기로 정점을 찍은 뒤 2031년 18기, 2038년 14기를 가동하다 2082년 전부 퇴출된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계획에 따라 6기의 신규원전 건설계획이 백지화됐다. 2022년 11월까지 가동할 예정이던 월성 1호기는 올해 조기에 폐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에너지전환에 따라 그동안 쌓여온 APR1400 등 한국형 원전기술이 더 이상 활용되지 못하고 묻힐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정부는 국내에서 원전을 줄여나가는 동안 해외 수출에 총력을 기울여 기술을 유지·발전하고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고용에 문제가 없도록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신규 원전 수요가 있는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방문해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을 알리고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우선 수출 전망은 밝다. 한국형 원전은 운영효율과 건설비용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2014~2016년 한국 원전의 UCL(비계획발전 손실률, Unplanned Capability Loss)은 1.0%였다. UCL은 일정기간 동안 우발적인 이유로 전력생산이 불가능할 경우의 전력손실량을 나타낸다. 손실량이 적을수록 운영효율이 높은 셈이다.

같은 기간 전세계 평균 UCL은 3.4%로 한국의 3배가 넘었다. 캐나다(4.6%), 프랑스(5.7%) 등의 국가 외에도 비교적 효율적으로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1.5%), 중국(1.4%)의 손실률 역시 한국에 비해 높았다.

건설비용의 경제성 측면에서도 한국형 원전이 다른 모델들에 비해 우수하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개량형 경수로 기준 한국형 원전의 1kWe(발전기 전기출력)당 건설비는 2021달러로 세계 최저가 수준이다.


일본(3883달러), 미국(4100달러), 프랑스(5067달러), 영국(6070달러) 등은 모두 한국형 원전의 건설비를 크게 웃돈다.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조차 1807~2615달러 수준이다.

이 같은 한국형 원전의 운영효율과 경제성은 지난해 12월 한국전력이 21조원 규모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0월 한전이 60년간의 운영계약을 체결한 UAE 바라카원전 역시 국내에서의 원전건설 경험과 운영기술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예비사업자(숏 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인 2조2000억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2기 수주전에서도 한전이 1차 컷오프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동지역 외에 동유럽 등에서도 한국형 원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우디 이후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필리핀 등에 원전 수출을 추진하겠다"며 "실제 원전 건설 및 운영 역량을 갖춘 한수원을 중심으로 수출 체계를 개편해 수출지도를 그리겠다"고 밝혔다.

에너지전환에 따른 국내의 원전해체 경험이 축적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더 배가될 전망이다. 지난해 시작한 고리 1호기 해체사업에 이은 한국의 원전해체 산업이 방사성물질을 중화시키는 제염 등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할 경우 2050년 최대 1000조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원전해체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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