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광양항에 '한국형 스마트항만' 시범 구축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2018.06.0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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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396억원 투입 테스트베드 구축…연관산업 육성 및 해외진출 위한 '트랙레코드' 확보 목표

해수부, 광양항에 '한국형 스마트항만' 시범 구축


광양항에 컨테이너 하역부터 이송까지 모든 작업 과정을 자동화한 '한국형 스마트항만'이 시범적으로 구축된다. 부산항 신항 등에 '스마트 항만' 구축을 추진 중인 정부는 광양항을 '테스트베드(test bed)'로 삼아 항만자동화 기술을 고도화함으로써 벌어진 세계시장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복안이다.

6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1단계 자리에 국비 298억원을 포함한 총 사업비 396억원을 투입해 스마트항만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완전 무인자동화 부두 시스템 구축 사업과 별개로 항만 자동화 관련 국내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국내 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2013~2017년 국가 R&D사업 일환으로 총사업비 48억원을 들여 개발한 국산 항만 자동화 시스템을 실제 크기로 구축하고 성능을 검증, 보완할 계획이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보다 높은 단계의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한국형 스마트항만'의 가능성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항만 자동화 시스템은 크레인, AGV(무인이송차량), 장비 자동제어기술, 터미널 운영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서호전기 등 국내 항만 관련 민간기업의 경우 자동제어기술, 터미널 운영 프로그램 등의 분야에서 중국, 유럽 등 자동화 항만 구축사업에 일부 참여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AGV 등 핵심 기술의 상당수를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데다 독자적인 스마트 항만 구축 실적이 없어 해외시장을 주도하기는 쉽지 않다. 해수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계기로 국내 연관산업을 육성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트랙레코드'(track record, 실적)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시범사업은 부산항 신항 등에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항만 자동화 선도사업'과는 별도로 진행된다. 항만 자동화 선도사업 대상인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터부두 2-5단계(2022년 개장 예정), 2-6단계(2024년 개장 예정)의 경우 일정이 촉박해 국산 스마트 항만 기술의 개발과 검증을 할 여유가 없어 이미 상용화된 기술을 적용해야 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글로벌 항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 항만 구축이 시급한 만큼 항만 자동화 선도사업과 광양항 시범사업을 투 트랙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세계적 수준에서 다소 뒤쳐진 현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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