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주보다 우선주"…수익률 3배 우선주로 돈 벌기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18.06.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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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220>코스피 시장 87개 종목 우선주 상승률 전수 조사

편집자주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보통주보다 우선주"…수익률 3배 우선주로 돈 벌기


“주식을 살 거면 보통주 대신 우선주가 더 매력적이다.”

평소에 주식투자에 별 관심이 없던 지인이 어느 날 갑자기 좋은 주식을 추천해 달라고 문의를 해왔다. 그런데 이 지인은 우선주 투자가 더 낫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과연 그러한지 궁금해 했다.



재무학에서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실증적 연구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론적으로도 우선주가 더 매력적일 이유는 없다.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안정적이고 높은 배당을 받는 대신 주주로서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덜 매력적이라는 게 재무학 전공서적의 공통적인 내용이다.

그런데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선 우선주 투자가 더 낫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실제로 주위에는 우선주 투자로 대박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나오고, 언론에는 ‘우선주 급등, 투자 요주의’와 같은 기사도 심심치 않게 소개된다.



그래서 올해 국내 코스피 시장에서 우선주 상승률을 직접 조사해 봤다. 코스피 시장엔 우선주가 상장된 종목이 총 87개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1종류의 우선주만 상장돼 있지만, 현대차와 같이 3종류의 우선주가 상장된 주식도 있다.

조사 결과는 일반 투자자들의 말과 부합했다. 먼저 87개의 종목 가운데 올해 우선주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은 60개 종목으로 전체의 3분의 2를 넘었다. 보통주 상승률이 높았던 경우는 27개 종목에 그쳤다.

평균 상승률에서도 우선주는 보통주를 크게 앞질렀다. 올해 5월 말까지 우선주의 평균 상승률은 27.6%로 보통주의 9.2%보다 3배나 높았다.


우선주와 보통주 상승률 차이가 가장 컸던 종목은 계양전기 (1,731원 ▲4 +0.23%)로 무려 40배나 우선주가 높았다. 그 뒤로 크라운제과 (8,270원 ▼90 -1.08%)(13.7배)와 동양 (965원 ▼14 -1.43%)(10.8배)이 높았다.

우선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현대건설우 (49,800원 ▼50 -0.10%)로 올해 들어 5월까지 439.5% 올랐다. 보통주 상승률은 103.3%로 우선주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현대건설 (33,000원 ▼250 -0.75%)은 남북경협주로 분류되면서 최근 크게 올랐다.

현대건설 우선주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우선주는 성신양회우 (12,700원 ▲10 +0.08%)로 341.8% 상승했다. 성신양회 (8,580원 ▼90 -1.04%)는 3종류의 우선주가 상장돼 있다. 보통주 상승률은 201.4%를 기록했다.

우선주 투자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질 않는다. 보통주는 하락했으나 우선주는 오히려 상승한 경우도 다수가 존재했다.

SK네트웍스 (5,900원 ▼220 -3.59%) 보통주는 올해 들어 5월까지 25.3% 하락했는데, SK네트웍스우 (3,600원 ▼3,100 -46.27%)는 반대로 48.1% 상승했다. 태양금속 (2,410원 ▲45 +1.90%) 보통주는 2.1% 떨어졌지만 태양금속우 (4,375원 ▲270 +6.58%)는 25.3% 올랐다. 이처럼 보통주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우선주는 상승한 경우만 11개 종목에 달했다.

이쯤 되면 ‘보통주보다 우선주’라는 말이 결코 헛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다만 대형주는 이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종목이 많았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는 우선주(-3.1%)가 보통주(-0.5%)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 삼성전기 (148,700원 ▼1,200 -0.80%)도 보통주(34.0%) 상승률이 우선주(18.1%)보다 높았다.

LG그룹주 가운데 LG화학 (439,000원 ▼1,000 -0.23%)LG전자 (95,100원 ▼1,700 -1.76%)는 보통주가 우선주(LG화학: -16.4% vs –21.1%, LG전자: -12.6% vs –19.9%)보다 나았다. 두 종목 모두 올해 들어 5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우선주 하락률이 더 컸다.

아모레퍼시픽 (121,400원 ▲200 +0.17%)도 보통주가 더 좋았다. 보통주는 9.2% 상승한 반면 우선주는 2.1% 하락해 보통주와 우선주가 정반대로 움직였다.

올해 5월까지 코스피 시장 우선주 상승률 결과를 지인에게 보여주자 지인은 “사람들의 말이 맞았구나”라며 우선주 투자에 더욱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남은 기간에도 우선주 투자가 계속 유리할지 아무도 모른다. 5월까지 우선주 상승률 1위에 올랐던 현대건설은 6월 1일 거래에서 우선주 하락률(-3.3%)이 보통주(-5.0%)보다 적어 상반기 흐름을 유지했다.

그러나 계양전기 우선주는 6월 1일 6.5% 폭락해 보통주의 하락률 2.1%보다 3배나 컸다.

따라서 필자는 올해 남은 기간에 '보통주보다 우선주'라고 믿기보다는 우선주와 보통주 상승률 사이의 괴리가 큰 종목을 공략하는 게 보다 유리한 투자전략일 수 있다고 지인에게 조언했다. 이론적으로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몇 배에서 수십 배까지 상승률이 높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선주와 보통주 상승률에 큰 괴리가 발생하는 것은 일시적인 이상(異常) 현상이며 종국에는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하는 게 정상이다.

행동재무학은 주식시장엔 여러 이상 현상이 발생하며 투자자들이 이를 잘 이용하면 남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우선주와 보통주 상승률 사이의 괴리도 좋은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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