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확충시 불태화정책이 기업대출 둔화시켜"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18.05.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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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경제연구, 외환보유액 축적과 은행대출:한국의 사례

 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피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2018년 3월 말 외환보유액이 3천967억5천만 달러로 전월 말에 비해 19억5천만 달러 늘었다고 밝혔다. 2018.4.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피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2018년 3월 말 외환보유액이 3천967억5천만 달러로 전월 말에 비해 19억5천만 달러 늘었다고 밝혔다. 2018.4.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외환보유액 확충이 불태화 정책을 유발해 기업대출 증가율을 둔화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31일 발간한 BOK경제연구 '외환보유액 축적과 은행대출의 한국사례'에 따르면 외환보유액과 기업대출 증가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음(-)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들어 25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이 확충될 경우 통화안정증권 발행시장 참가 은행은 미참가 은행에 비해 대출증가율이 0.4%포인트 더 낮았다. 외화보유액이 늘어날 경우 쓰는 불태화 정책이 작동하면서다.

불태화정책은 외국자본이 유입되면 국내 통화량이 증가하고 물가가 상승할 경우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 취하는 정책이다. 한국은행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시장에 내다팔면 채권매수자는 채권대금을 한은에 지불하게 된다. 따라서 시중자금이 한은으로 돌아가게 되고 해외에서 들어온 자금 증가분이 상쇄한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안전자산인 통화안정증권을 사들이는 만큼 위험자산인 기업대출은 줄이게 돼 기업대출 증가율이 둔화된다는 설명이다.



외은지점은 국내은행보다 1.6%포인트 더 낮았다. 윤영진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무위험채권 거래에 집중하는 외은지점은 외환보유액 확충 이후 공급되는 통화안정증권 인수에 더 적극적"이라며 "대출축소 요인이 더 커 대출증가율이 국내은행보다 낮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도한 국제 자본유입은 자산가격상승, 신용팽창 등 경기확장적인 효과를 가져오는데 불태화 외환보유액 확충은 은행의 기업대출을 둔화시키는 긴축효과가 있다"며 "이러한 국제자본유입의 확장적 효과를 일부 완화시킬 수 있어 국제적으로 인기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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