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호 해외공장 '미원 인도네시아' 가보니

머니투데이 수라바야(인도네시아)=김민중 기자 2018.06.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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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단 K푸드, 세계로]②-2 직원 대우도 사탕수수 원료도 '최상급'

'미원 인도네시아'(PT MIWON INDONESIA)<br>
 전경/사진제공=대상'미원 인도네시아'(PT MIWON INDONESIA)
전경/사진제공=대상


지난달 7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인근에 위치한 '미원 인도네시아' 생산라인에서는 쉴새 없이 미원 가루가 50kg 포대자루에 포장되고 있었다. 현지인 직원들은 자루들을 한쪽에 차곡 차곡 쌓기 바빴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800㎞가량 떨어진 '미원 인도네시아'(PT MIWON INDONESIA)는 대한민국 1호 해외공장이다. 공장 부지는 축구장 46개 넓이(약 33만6200㎡)에 달한다. 종합식품기업 대상 (22,200원 ▲350 +1.60%)은 1973년 '미원 인도네시아'를 세운 뒤 이 곳에서 45년째 조미료 미원 등을 생산 중이다.



공장이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 수라바야에 자리잡은 것은 주변에 미원의 핵심원료인 사탕수수가 많아서다. 수라바야 지역의 사탕수수는 최상급으로 통한다. 물을 끌어올 큰 강과 수출을 위한 항구도 가깝다.

임덕진 미원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고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가 최적의 공장 부지를 찾기 위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거쳐 수라바야까지 왔다"며 "당시 변변한 도로가 없어 물소를 타고 다니며 최종 부지 선정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공장에서는 미원을 비롯한 제품생산이 한창이었다. 미원의 경우 핵심 공정이 원재료인 당류를 미생물로 발효시키는 것. 발효공정 라인에 들어서자 '쉭' 하는 스팀 소리가 요란했다. 미생물이 유해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살균하는 것이었다. 발효 뒤에는 글루탐산 결정화, 글루탐산나트륨화, 불순물 제거, 글루탐산나트륨 결정화, 건조 단계를 거친다.

미원 공장은 제품생산과 별개로 설비 증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연간 생산능력을 6만톤급에서 7만5000톤급으로 늘리기 위해서다.

대상은 지난해 3월 이 곳에 전분당 공장(15만톤급)을 완공하고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분당 공장은 옥수수를 이용해 전분과 당류(액당·고과당)를 만드는 것이다. 정인섭 전분당 공장장은 "전분과 당류는 모든 음식에 들어가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사업 가능성을 갖고 있다"면서 "전분에서 당류로, 당류에서 식품용·사료용 아미노산으로, 당류에서 미원으로 변환하는 등 확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원 인도네시아'(PT MIWON INDONESIA)에서 미원 제품이 생산되는 중이다. /사진제공=대상'미원 인도네시아'(PT MIWON INDONESIA)에서 미원 제품이 생산되는 중이다. /사진제공=대상
미원 인도네시아가 한국 1호 해외공장으로서 오랜 기간 발전을 거듭해온 것은 '현지 기업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지 직원들에 대한 대우가 최고 수준이다. 미원 정제공정 관리를 맡고 있는 이맘 사크디씨(32)는 "이 지역의 공장 100여개 중 미원 인도네시아가 가장 유명하다"며 "급여와 복지 수준이 좋고 정년도 보장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원의 품질을 더욱 높여 수출 증가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미원 인도네시아의 성공에는 영업 조직의 필사적인 노력도 한몫했다. 인도네시아 진출 초기 영업사원들은 경쟁이 치열한 대도시를 피해 섬과 산간지역을 찾아 다니며 미원을 알렸다. 특히 무더위 속에서도 정장 차림을 고수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부각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현지에서 기부활동과 장학사업 등 사회공헌 활동이 꾸준하게 이어진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에서 미원의 연간 매출액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1200억원을 기록했다. 미원은 현지 업체인 사사, 일본 기업 아지노모토와 함께 인도네시아 조미료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미원은 유럽과 미국 등 전세계로 수출된다. 대상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의 전분당 시장도 공략한다. 지난해 약 400억원인 전분당 매출을 2020년 1000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공삼재 미원 공장장은 "지역 사회와 상생을 통해 미원 인도네시아가 100년 이상 가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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