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건설사, 웃는 수요자" 시세 반값 '미사역파라곤' 청약 돌입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8.05.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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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1순위 청약 접수…건설사 "3.3㎡당 2000만원에도 다 팔릴 단지, 상가로 수익보전"

"우는 건설사, 웃는 수요자" 시세 반값 '미사역파라곤' 청약 돌입


정부가 분양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입지와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하던 중견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대폭 낮게 책정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다. 반면 수요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해졌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동양건설산업이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짓는 ‘미사역 파라곤’이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이날 청약접수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서 문을 연 ‘미사역 파라곤’ 견본주택에 개관 이틀 만에 6만명 넘는 인파가 몰리면서 청약흥행을 예고했다.
 
‘미사역 파라곤’은 시세보다 3억~4억원 낮은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되면서 하남은 물론 경기와 수도권 전역에서 청약통장이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단지는 전용면적 102~195㎡ 중대형 면적으로만 925가구 공급되는데 3.3㎡당 평균 분양가가 1430만원에 불과하다. 주변 아파트 시세는 이미 3.3㎡당 2000만원을 넘어섰다.
 
수요자들은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하지만 정작 건설사는 울상이다. 시세보다 낮게 책정된 분양가만큼 건설사 수익감소로 이어진다. 올 하반기에는 보유세 인상 등 추가 규제가 예고돼 있어 분양시기를 더 늦추기도 어렵다.
 
‘미사역 파라곤’은 동양건설산업이 올해 분양하는 사업지 중 최고 입지로 꼽힌다. 동양건설산업은 지난해 11월 역세권 입지인 ‘동탄역 파라곤’을 평균 청약경쟁률 42.5대1로 ‘완전판매’하는 기록을 세웠고 ‘미사역 파라곤’이 이같은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다.
 
회사 관계자는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에 책정됐더라도 모두 팔렸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표 브랜드 ‘파라곤’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고급 마감재와 인테리어는 예정대로 유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동양건설산업은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지하 1층~지상 2층에 들어서는 상업시설 ‘파라곤 스퀘어’를 동시 분양한다. 아울러 가구 내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에어컨 설치, 드레스룸 및 다용도실 설치 등 유상옵션 항목도 다양화했다. 연내 수도권 역세권에 주상복합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좋은 부지를 선점하고 고급화 전략으로 수익을 올려온 중견사들이 분양가 규제로 수익성 극대화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며 “청약경쟁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가지만 건설사 입장에선 수천억 원의 추가 수익을 낼 기회를 잃은 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도하게 낮은 분양가는 시장가격을 교란하고 청약경쟁을 부추길 수 있어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원은 “분양가 상한규제가 주택가격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도 “인근에 최근 분양단지가 없는 곳은 너무 싼 분양가가 책정돼 시장가격을 교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 산정기준 자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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