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빛'낼 120년, 한국전력의 미래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18.05.25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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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빅데이터와 ICT분야 인프라 위에서 공유경제 생태계 조성하는 가치창조자로 도약

한국전력(KEPCO)은 120년 동안 대규모 전력망을 운영하며 쌓아 온 노하우와 축적된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120년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발전-송배전-판매의 전력산업 구조를 넘어서 전력망 플랫폼과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를 발판으로 새로운 에너지산업의 모델을 발굴하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려 한다. 단순한 전력공급회사를 뛰어넘어 글로벌 에너지시장을 주도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한전은 에너지신산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왔다. 우선 발전소부터 최종소비자인 가정까지 전력을 실어나르는 모든 설비와 기기에 ICT를 결합해 스마트전력망을 구축하고 있다. 또 도시 전체의 에너지 효율과 생활 편의를 높이는 에너지특화형 스마트시티의 기반도 마련중이다.



2022년까지 전기차 급속충전기 3000기도 세운다. 빌딩, 공장, 대학교를 대상으로 최적의 에너지 믹스를 제공하는 K-EMS(KEPCO Energy Management System)도 2026년까지 2000개소를 세울 예정이다. 실시간으로 에너지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계량시스템은 2020년까지 2250만호에 설치한다. 이 밖에도 연료전지 개발, ESS(에너지저장장치), 학교 태양광 등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중이다.

한전은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도 꾀한다. 연간 3조3000억건에 달하는 전력분야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2016년 9월 전력빅데이터센터를 열었다. 전국에 퍼져있는 약 900만개의 전주를 비롯한 전력설비에는 IoT(사물인터넷) 센서를 부착할 계획이다. 전 고객을 대상으로 스마트미터(지능형 전력량계) 보급을 추진한다.



해외시장도 끊임 없이 개척중이다. 한전은 지난해까지 20개국 34개 프로젝트에서 누적매출 28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10월에는 UAE 바라카 원전을 향후 60년간 운영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운영기간 동안 54조원의 안정적 매출을 올리게 된다. 같은 해 11월에는 하노이 응이손2 석탄화력사업계약도 체결하며 베트남에 최초로 진출했다. 같은 달 말레이시아 가스복합발전소 건설·운영사업도 수주했다.

해외시장에서도 에너지신산업 확대가 예상되면서 한전은 SG(스마트그리드), MG(마이크로그리드) 등의 융복합 에너지 시장 선점도 도모하고 있다. 2015년 캐나다 MG시범사업을 수주하며 국내 최초로 북미 MG 운영실적을 확보했다. 에티오피아 친환경타운 MG구축, 미국 몽고메리 스마트캠퍼스 구축, 두바이 스마트시티건설 등을 추진중이다.

이를 통해 한전은 연 5조1000억원 가량인 해외사업 매출을 2025년까지 27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기자재업체, 민간건설사 및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글로벌 에너지시장에 진출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려 한다.


동북아 슈퍼그리드를 통한 에너지리더십 확보도 추진한다. 몽골과 중국의 풍력·태양광 에너지를 한중일 전력망 연계를 통해 공동으로 활용하는 ‘가로축’과, 러시아 극동지역의 수력·LNG(액화천연가스) 등 청정에너지를 활용하는 ‘세로축’ 연계를 동시에 노린다.

한전은 이 같은 미래 구상을 지역·중소기업들과 함께 나누고자 나주혁신도시에 에너지밸리를 조성했다. 현재 280개 기업과 에너지밸리 투자협약을 체결하며 누적투자금액 1조1839억원과 763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다. 2020년까지 500개의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산업간, 기술간 경계가 무너지고 융합이 일어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엔지니어링과 R&D 연략을 한층 강화하겠다”며 “한전이 대표공기업으로서 에너지시장을 이끌어 나감으로써 좋은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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