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퇴출된 中기업…3세대로 공모 '투심' 되찾을까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8.05.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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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가 신뢰회복 앞장…"회계투명성 철저히 검증"

1세대 퇴출된 中기업…3세대로 공모 '투심' 되찾을까


완리 상장폐지로 중국 1세대 상장기업이 모두 한국 증시를 떠났지만 오히려 중국 기업의 IPO(기업공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뿐 아니라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등 IB '큰손' 들도 중국 기업 상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상장을 준비하는 중국기업을 '3세대'로 지칭하며 기존 업체들과 '선긋기'에 나섰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4일 골판지 제조업체인 그린페이퍼머티리얼홀딩스의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시작으로 8년 만에 중국기업 IPO 주관업무를 재개했다. 통합 전 대우증권은 2010년 태양광업체인 성융광전투자, 피혁업체연합과기공고유한공사의 상장 주관업무를 맡았던 경험이 있다.

완리를 포함 국내 증시에서 상장 폐지된 중국 기업은 총 10곳이다. 2007~2009년 증시에 상장한 1세대 기업인 △3노드디지탈그룹유한공사 △화풍방직 △코웰이홀딩스유한공사 △연합과기 △중국식품포장 △중국원양자원 등 6개사가 차례로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이에 더해 지난 2010년 상장한 웨이포트는 지난해 자진상폐했으며 성융광전투자(2012년 상폐)와 중국고섬(2013년 상폐)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됐다. 완리 역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으며 23일부로 상장폐지 절차가 끝났다.

잇따른 중국기업 상장폐지로 일부에선 투자자들의 '차이나포비아(중국 공포증)'가 악화될 것을 우려하지만 증권업계에선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1세대 상장기업의 경우 신뢰도에 문제가 많았던 기업들이 대부분"이라며 "수년에 걸쳐 회계부정 등을 일으킨 '문제기업'이 증시에서 퇴출되면서 앞으로 중국기업 관련 리스크가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 남아있는 중국기업은 총 13개사다. 지난 2016년 상장한 2세대 기업(△오가닉티코스메틱 (83원 ▲1 +1.22%)GRT (3,305원 ▼15 -0.45%)골든센츄리 (117원 ▲3 +2.63%)헝셩그룹 (210원 0.00%)로스웰 (789원 ▲13 +1.68%)크리스탈신소재 (1,255원 ▲18 +1.46%)을 중심으로 회계투명성을 강화하며 1세대와의 '선긋기'에 나섰다.

특히 기존엔 중소형 증권사가 리스크가 큰 중국기업 상장유치에 앞장섰던 반면 올해는 대형 증권사들이 중국기업 상장에 적극 나서는 양상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미래에셋대우 외에도 신한금융투자, DB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등이 중국어가 가능한 IPO 전담인력을 두고 연내 1~3곳의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에 나설 예정이다.

3세대 기업 후보로 거론되는 △그린페이퍼(골판지제조업) △캉푸(의료용품제조업) △보닌자제약(제약업) △팀베스트(환경처리시설 시공) △퍼스트콜렉션(미술품 경매) △윙입푸드(육가공 제조업) 등은 대부부 중국 경제 성장에 발맞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그린페이퍼 상장 관련 지난해부터 거래소 측과 사전협의를 진행했을 뿐 아니라 1년 10개월간의 자체 실사를 거쳤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기업 상장의 '거름망' 역할을 했던 증치세 영수증도 1년치를 확보한 상태다. 증치세 영수증은 중국 국세총국이 발급한 세금 납부 자료다.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하는 중국기업은 반드시 증치세 영수증을 통해 매출 실적을 입증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기존 중국에서 학부를 졸업한 중국 발행사 전담 인력을 두고 충분한 실사로 자체 검증을 거쳤다"며 "향후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들은 '이 정도 수준은 돼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회계 관련 신뢰검증을 마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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