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미국)=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하고 있다. 2018.05.23.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https://orgthumb.mt.co.kr/06/2018/05/2018052310417680825_1.jpg)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북한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전달하는 것에 주력했다. 최근 북측이 한미연합훈련 및 미국의 강경파를 겨냥해 강도높은 비난을 하고, 북미 양측에서 "회담을 안 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잠재우기 위한 취지에서다.
곧이어 이어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돌발 발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조건이 맞지 않으면" 미룰 수도 있다고 공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과거에 실패했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한다면 역사의 발전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결과, 일단 한미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의 추진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급한 불은 끈 것이다. 특히 북한이 우려하고 있는 '체제 불안감'의 해소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체제 불안감'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측이 지적해온 한미연합훈련 등이 여기에 포함될 수도 있다. 최근 한미에 각을 세워온 북측에게 다시 협상 테이블로 나올 명분을 준 것이다.
북측 역시 협상 의지가 강하다는 확신에 이같은 중재 역할에 나섰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미 정상회담은 99.9% 성사될 것"이라고 했었다. 북측의 최근 태도는 내부 결속용에 가깝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 강경파가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는 '비핵화' 협상 와중에, 맥스선더 훈련에 F-22 전투기 8대가 처음으로 참가한 게 북측이 반발한 이유 중 하나로 꼽혀 왔다. 김 위원장도 "예년 수준의 한미훈련을 이해한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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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측이 다시 대화에 나설 시점으로 '오는 25일'을 제시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맥스선더 훈련이 끝나는 시점이다. 특히 25일 이후 주말을 지나면 북미 정상회담까지 2주 정도만 남기게 된다. 어쨌든 '협상'을 바라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도 더 시간을 끄는 게 손해일 수 있다.
북한이 다시 테이블로 나온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맞춘 북핵 프로세스를 설득하는 게 문 대통령의 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와 경제적 체제보장 등의 '빅딜'을 최대한 빨리 일괄타결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의 '핫라인'이 가동되면 이같은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협의할 수 있다. 북측이 오는 25일을 기점으로 협상에 다시 나설지, '핫라인' 통화가 이뤄질지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관측한다"며 "맥스선더 훈련이 끝나고 나면 남북 대화가 다시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귀국 직후 김 위원장과 핫라인 통화를 나눌지 여부에 대해서는 "지켜보자. 그렇게 바로 분위기가 바뀔지는 잘 모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