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8000억원 공적자금을 투입키로 하면서 GM에 5년간 지분 매각 전면 금지, 이후 5년간 35% 이상 1대주주 유지 의무를 부과해 GM이 최소 10년간 한국을 못떠나도록 장치를 해뒀다. 이른바 10년간의 '계약 결혼'이다.
지난 14일 한국GM이 인천 부평 본사에서 열 예정이었던 '경영정상화 기자회견' 현장. 엎치락 뒤치락했던 3개월간 구조조정과 협상이 끝나고 이제 자동차 담당 기자의 관심은 "GM 차가 앞으로 국내에서 잘 팔릴 수 있을까"에 쏠려 있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은 비정규직 노조의 '훼방'으로 무산됐다.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 노조가 사장실 책상을 부쉈을 때처럼 폭력은 쓰지 않고 피켓 시위를 했다. 사측은 간담회를 현장 취소하는 것으로 '과잉 반응'했다. 엥글 사장 등 경영진의 신변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댔다.
"구조조정으로 1000여명이 실직할 것"이라고 주장한 비정규직 노조는 언론의 주목을 받는데 성공했지만 반대로 "한국GM 경영정상화가 말처럼 쉽지 않겠다"는 인상을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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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은 23일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파크 2019년형 모델을 내놓으며 판매를 재개한다. 올해의 첫 신차다. 다음달에는 전량 수입하는 SUV '이쿼녹스'도 내며 재기를 노린다.
혈세를 투입해가며 최대한의 고용을 지켜낸 만큼 한국GM이 반토막난 내수 판매를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 신차 확약을 못받은 부평2공장, 군산공장 매각 및 남은 인력, 회사가 법정관리 위기에 처해도 임단협 막판까지 자녀 학자금을 포기하지 않았던 정규직 강성 노조 등의 산적한 문제도 해결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