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전기차보다는 '수소전기차'…특허 5680개 공유

머니투데이 도쿄(일본)=김남이 기자 2018.05.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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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소차로 달린다]ⓛ주요 車 메이커 중 유일하게 전기차 양산 안해...독점보단 협력

일본 토요타의 선택은 순수전기차(EV)가 아닌 수소전기차(FCV)다. 토요타는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 중 현재 유일하게 EV 양산 및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수소가 미래의 유력한 에너지라고 생각해서다.

지난달 23일 도쿄 이와타니 수소스테이션 시바코엔역 지점에서 만난 나카이 히사시 토요타 글로벌커뮤니케이션 기술그룹 부장은 "많은 사람들이 토요타에게 '왜 EV를 생산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며 "토요타는 하이브리드를 개발한 기업으로 EV를 생산할 충분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수소전기차가 우선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토요타, 전기차보다는 '수소전기차'…특허 5680개 공유


◇'수소'가 미래 유력 에너지…2020년 이후 연 3만대 판매= 토요타는 수소를 향후 유력한 에너지원으로 생각한다. 화석연료나 물, 하수 슬러지 등 다양한 곳에서 생산할 수 있고, 전기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저장 및 수송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차량뿐만 아니라 가정, 발전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특히 EV는 충전인프라면에서 현재 수소전기차보다 나을 수 있으나 항속거리, 충전시간에서 수소전기차에 밀린다는 평가다. 전기에너지 생산과정(화력 발전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나카이 부장은 "수소는 전기와 달리 연료를 수송하기에 용이하다"며 "충전방식이나 시간도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해 일반 사용차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토요타는 1992년부터 수소전기차 개발에 착수해 2014년 12월부터 일본에서 수소전기차 ‘미라이’ 판매를 시작했다. 일본 판매가격은 소비세 포함 723만6000엔(약 7100만원)이다. 도쿄에서는 국가보조금(202만엔)과 지자체보조금(101만엔)을 받아 420만6000엔(약 41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지난 2월까지 ‘미라이’는 일본과 미국, 유럽(9개국)에서 약 5800대가 판매됐다. 2015년 연 700대 정도였던 생산캐파는 지난해 3000대까지 올라왔다. 토요타는 2020년 이후부터 글로벌 연 3만대, 일본에선 1만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토요타는 수소전기버스 ‘소라’를 지난 3월부터 판매했다. 이외에도 수소전기지게차를 개발해 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계열사인 아이신은 가정용 수소발전기 ‘에네팜’을 개발해 현재 판매 중이다.

도쿄 이와타니 수소스테이션 시바코엔역 지점에서 수소전기차 '미라이'가 충전을 하고있다. /사진=김남이 기자도쿄 이와타니 수소스테이션 시바코엔역 지점에서 수소전기차 '미라이'가 충전을 하고있다. /사진=김남이 기자
◇수소 관련 특허 5680건 공개…"경쟁이 아닌 협력 우선"=
토요타는 수소전기차 보급을 위해 경쟁보다는 협력을 선택했다. 혼자 앞서 나가기보다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 및 수소충전소를 보급하는 에너지회사와 협업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수소전기차 보급을 뒷받침해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수소 사회 실현’에 적극 공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토요타는 수소전기차 관련 특허 5680건을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2020년 말까지 △연료전지 스택 1970건 △고압수소 탱크 290건 △연료전지 시스템 제어 3350건을 무상 공개한다. 수소충전소와 관련한 70건은 무기한 공개한다.

또 지난 3월 11개 민간기업과 함께 수소충전소 네트워크 회사인 JHyM(제이하임)을 함께 설립했다. JyHM은 수소충전소 설립 시 국가가 지원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융자해주고, 설립 후에는 인건비와 운영비를 돕는다.

수소충전소에는 연간 3000만엔(약 3억원)의 운영 보조금이 지원되는데 약 3분의2를 정부에서, 나머지를 민간에서 지원한다. 수소전기차를 아직 양산하지 않는 닛산도 수소전기차 보급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나카이 부장은 "다양한 제조사들이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는 것을 ‘대환영’한다"며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제로 에미션(0 emission) 등을 위해 힘을 합친 게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안 만들어지면 수소전기차는 무용지물로 지금은 공존의 단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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