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 바꾸자…카이는 웃고, 한화는 울었다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18.05.1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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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수익회계기준 K-IFRS 제1115호 첫 적용…군수양산 완제기 수출 매출인식 시점 차이

회계기준 바꾸자…카이는 웃고, 한화는 울었다


방위산업 대형 3사의 1분기 실적이 국제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영향으로 희비가 교차하는 결과를 맞았다. 한국항공우주 (52,700원 ▲900 +1.74%)산업(KAI)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23,000원 ▲18,000 +8.78%)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LIG넥스원 (162,300원 ▲2,100 +1.31%) 영업이익은 두자릿수나 감소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는 새 수익회계기준인 K-IFRS 제1115호가 처음으로 방위산업계에 의무적으로 적용됐다. 군수 양산 부분 및 완제기 수출부문의 매출액 인식 방법이 방산업계에 실적 변수가 됐다는 지적이다. 기존에는 기업이 매출액을 진행률 기준으로 인식했으나 올 1분기부터 인도 기준으로 바꿔야 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2014년 IFRS 15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을 제정했다. 2011년부터 IFRS를 전면 도입한 한국에서도 IFRS 15를 채택해 2015년 K-IFRS 제1115호가 제정됐다. 상장법인 등 K-IFRS 적용기업은 올해 1월1일부터 K-IFRS 제1115호를 의무적용하게 됐다.

지난해에 진행률로 매출 인식됐던 제품도 인도하는 시점에 매출액의 100%로 다시 인식된다. 해당 기업은 정정공시를 통해 과거 실적에서 수정하거나 해당 이익을 2018년 기초 이익잉여금 조정을 통해 적용할 수 있다.



방산 3사는 각각 다른 방식을 택했다. KAI는 앞서 지난해에 매출로 인식됐던 부분을 바로 잡기 위해 올해 기초이익잉여금 1468억원을 차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최초 적용 누적효과를 이익잉여금에 소급 적용했다. LIG넥스원은 과거 실적을 수정했다.

KAI는 1분기 매출액이 6412억원, 영업이익이 4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은 9%, 영업이익은 276%나 늘었다. 전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군수사업 부문 매출에서 납품이 지연됐던 수리온 헬기가 양산되면서 수리온 2차 양산액이 1200억원으로 100% 집계됐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회계기준 변경으로 기존 추정치 대비 태국 T-50 수출액이 730억원, 수리온 양산액이 290억원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3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48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4%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실은 40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한화시스템 회계기준 변경 영향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은 올 1분기부터 군 전술정보통신체계(TICN)사업의 매출 인식 기준을 진행률에서 인도 기준으로 변경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대비 2.8% 증가한 375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85억원으로 집계됐다.

LIG관계자는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해 2017년 1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60억에서 130억으로 소급·적용됐으며 상대적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라며 "기존 기준 적용시 실적개선을 이뤄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계 기준 변경에 대해 "장기 관점에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분기 단위의 실적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계약 형태에 따라 이익에 기여하는 시점이 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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