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의 스카이박스] '세밀한 준비' 한용덕 감독은 남다른 초보

스타뉴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2018.05.1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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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 /사진=스타뉴스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 /사진=스타뉴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기간 한화를 방문했을 때 한용덕 감독을 만난 적이 있다. 대화를 나누면서 들었던 느낌은 '초보답지 않다'는 것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그 느낌을 지금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화는 15일 현재 39경기를 치른 가운데 22승 17패로 3위다. 필자는 개막 직전 한화를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은 바 있다. 타자는 원래 문제가 없는 팀이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베테랑이 많은 한화에게는 호재가 될 것으로 봤다. 거기에 한용덕 감독이 많은 준비를 했다.



한용덕 감독은 캠프 당시부터 매우 세밀한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먼저 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이 팀으로 성적을 내기 위해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계산이 된 상태였다. 어떤 상황이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를 하겠다는 방향성이 명확했다. 준비가 된 감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지금 한화는 한용덕 감독이 말했던 모습대로 잘 굴러가고 있다.

거기다 9개 구단 사령탑은 '뉴 페이스'인 한용덕 감독의 운영 스타일에 관한 정보가 없다. 착실하게 대비해서 시즌에 들어온 한용덕 감독이 지략대결에서 조금이나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송은범과 외국인타자 호잉의 활약은 플러스 알파다. 특히 호잉이 그렇다. 기대치는 크지 않았다. 주루는 괜찮다고 봤다. 방망이에 물음표가 붙었으나 수비만 문제 없이 해주면 그런대로 만족할 모양이었다. 한화가 역대로 야수 용병에 실패한 사례가 드물다는 것이 위안거리였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리그 최강의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한화의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리그 판도 자체가 그렇다. 강력한 선발 야구를 하는 팀이 없다. 적당한 선발진에 수준급 공격력, 안정된 불펜과 수비가 필요하다. 즉, 낼 점수는 최대한 뽑되 중후반 지키는 야구를 잘하는 팀이 성적을 내고 있다. 1~3위인 두산, SK, 한화가 비슷한 팀 컬러다. 한용덕 감독이 팀을 잘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수비 안정도 결정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화 수비는 부끄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외야에 호잉, 내야에 하주석이 중심을 잡았다. 하주석은 최근 타격보다 수비에서 더 큰 존재감을 뽐낸다. 2루에 깜짝 스타 정은원도 등장했다. 유격수 출신으로 타격폼이 예쁘고 수비는 원래 좋았던 선수다.


방망이에 의존한 야구가 아니라 지키는 힘이 생겼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다. 주축이 베테랑이라 체력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나 마침 올 시즌에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 있다. 마운드가 힘든 날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제 때 터져주는 운도 적시에 따라준다면 가을야구도 결코 꿈은 아닐 것이다.

[김경기의 스카이박스] '세밀한 준비' 한용덕 감독은 남다른 초보
[김경기의 스카이박스]는 '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2018 KBO리그 관전평을 연재하는 코너입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 현대를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도 걸었습니다. 김 위원의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김경기의 스카이박스]를 통해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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