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CBS방송에 잇달아 나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번영과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삶을 누릴 것"이라며 "미국은 대북제재를 풀고 민간 자본을 통해 북한의 전력망 확충, 인프라(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 농업 발전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이 '빅딜'에 합의하면 북한은 비핵화와 동시에 대규모 개혁개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점(도시), 선(해안), 면(대륙)으로 이어지는 단계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편 중국보다 먼저 개방을 선언한 후 내부개혁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룬 베트남의 도이머이(쇄신이라는 뜻) 정책과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당시 사회주의경제 정책의 처참한 실패와 국제적인 고립 속에서 국가 존립을 걱정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도이머이 정책의 성공으로 현재 주목받는 신흥국이 됐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마커스 놀랜드 부소장은 "베트남은 경제개혁 문제에서 북한이 참고할 만한 유일한 나라"라며 "1980년대 소련의 원조가 중단될 당시만 해도 북한과 베트남은 경제 규모가 비슷했지만, 이후 베트남이 경제개혁에 성공하면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고 전했다.
북한도 중국식 개혁개방보다는 베트남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지난 2011년 초 중앙당에서 지방당 간부들에게 베트남 개혁개방에 관해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그 이전까지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등으로 중국식 개혁개방에 더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베트남 개혁'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베트남식 경제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