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말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781조5000억원으로 3월말에 비해 5조1000억원 늘었다. 4월 증가 폭은 지난 3월(4조3000억원)보다 8000억원 가량 확대됐다. 지난해 11월(6조7000억원) 이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기타대출엔 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상가·오피스텔 등), 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이 포함된다. 이 중 신용대출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4월 기타대출 증가액 중 절반 이상인 1조4000억원이 신용대출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4월 신규 아파트 분양이 늘어나면서 계약금 등을 빌리려는 수요가 늘었고 재건축아파트의 이주 자금을 기타대출을 통해 조달하려는 모습도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4월중 주택담보대출은 2조4000억원 늘었다. 3월(2조8000억원)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지난해 4월(3조3000억원)과 비교해도 증가 규모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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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4월 주택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주택담보대출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3월에 주택매매거래가 미리 당겨져 많이 이뤄졌던 점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000호로 3월(1만4000호)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주담대가 줄어들고 기타대출이 증가하는 상황을 두고 주담대 규제의 '풍선효과'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 규제로 주담대를 받기 어려워진 차주들이 신용대출로 갈아탔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신용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 대출로 금리상승에 취약한 만큼 대출의 질이 악화되는 셈이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4월 기타대출 증가세는 지난해 4월(1조3000억원), 2016년 4월(7000억원)과 비교해 2~3배 이상 확대됐다.
한은은 "풍선효과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전년 4월보다 기타대출이 확대된 이유로 인터넷전문은행 대출 등을 꼽았지만 4월중 인터넷전문은행 대출은 3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한편 4월 은행 기업대출은 6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대출이 3조8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2조6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1월(4조6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