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1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8.03.12. [email protected]
◇"수고하셨습니다"면 감개무량 = 문 대통령은 참모들의 보고를 받고 나서나, 회의를 끝낼 때 주로 "이쯤 할까요"라고 한다. 가치중립적 마무리다. 보통 주로 쓰는 "고생하셨습니다", 혹은 "수고하셨습니다"와 같은 말도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한다.
청와대 참모들 입장에서는 묘한 긴장감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밖에 없다. 질책을 들었을 경우에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생각하면 된다. 반면 문 대통령으로부터 종종 "이쯤 할까요" 대신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을 들은 참모들의 경우 매우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는 후문이다.
참모들 입장에서 대통령이 "왜"를 끊임없이 묻는 게 곤욕일 수 있다. 더 큰 어려움은 "왜"에 대해 정확한 답을 못했을 때라고 한다. 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은 논리적인 성격으로 유명하다. '문재인의 호기심천국'은 법적인 내용까지 따져가며 이어질 수밖에 없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 업무가 돌아가는 방향 및 상황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꿰고 있기 때문에 "왜"가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적당히'가 안 통한다는 말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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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족, 보고서 읽기가 취미? =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부터 아침이면 문 대통령의 눈이 붉게 충혈된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새벽까지 책이나 보고서를 보며 사안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페이퍼'를 밤새 읽으며 학습하는 것은 소장을 뒤지던 변호사 시절부터 몸에 밴 습관이라고 한다.
대통령이 된 뒤에도 이런 경향은 이어졌다. 각 수석실 및 비서관실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남김없이 읽는 스타일로 전해졌다. 주말을 앞두고 여민1관 집무실에서 보고서를 박스에 담아 관저로 향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참모들이 보낸 보고서를 주말 내내 읽기 위해서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을 가정한 상황극보다 '페이퍼 읽기'를 선호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을 하루 앞두고 "특별히 리허설을 한다든지, 대역을 활용한다든지 그런게 없었다"며 "하루종일 자료를 읽고, 또 읽고 그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