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쪼갤 때 저가주는 합체…늘어나는 주식병합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8.05.0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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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주식병합 공시 코스닥 5개사…"기업이미지 제고, 작전세력 주가 조작 피하기 위해 결정"

'황제주'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앞두고 사흘간의 거래정지에 들어간 가운데 반대로 주식을 합쳐 액면가를 높이는 '액면병합' 저가주가 늘고 있다.

액면병합은 액면가가 낮은 주식을 합쳐 액면가를 높이는 것으로 유통주식수가 줄어들어 주가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다만 자본금 규모 등 기업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황제주 쪼갤 때 저가주는 합체…늘어나는 주식병합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크루셜텍 (90원 ▼160 -64.00%) 글로벌텍스프리 (6,730원 ▼260 -3.72%) 이노인스트루먼트 (766원 0.00%) 아이오케이 (3,960원 ▼110 -2.70%) 넷게임즈 (13,070원 ▲160 +1.24%)등 코스닥 5개 기업이 주식병합 공시를 냈다.

상장기업들의 주식병합은 △2015년 4번 △2016년 5번 △2017년 7번 공시됐다. 올해는 4월까지 5개의 기업이 주식병합을 결정했고 공시는 2~4월 3개월 동안 집중됐다.



넷게임즈는 지난달 19일 종가 3700원으로 거래가 정지됐다. 액면병합 이후 거래재개일은 오는 9일이다. 병합 전 발행주식 수는 1억1823만1073주에서 병합 후 2364만6214주로 줄어든다. 액면가는 100원에서 500원으로 오른다. 크루셜텍과 글로벌텍스프리는 21일, 이노인스트루먼트 24일, 아이오케이 25일 각각 액면병합한 신주로 거래를 재개한다.

액면병합은 자본금이 줄어드는 감자와 달리 주식발행액과 자본금 규모가 유지된다. 일반적으로 주가에는 긍정적이다. 유통주식 수가 과도하게 많은 기업은 주식병합으로 유통량을 조절하면서 주식 수가 줄어드는 만큼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주식병합 결정 이후 거래정지 전까지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1대 5 액면병합과 무상증자를 함께 진행한 제이준코스메틱은 거래재개 첫날 종가인 1만7100원에서 약 5개월이 지난 지금 2만585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5월 액면병합을 한 넵튠도 1년동안 주가가 약 29% 올랐다.


삼성전자가 유통주식수 확대와 개인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액면분할을 결정한 것과 반대로 저가주는 유통주식 수가 너무 많거나 주가가 지나치게 낮아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액면병합을 진행한다. 주당 가격이 1000원 내외로 거래되는 저가주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다.

넷게임즈 관계자는 "스팩으로 상장하다 보니 유통주식 수가 1억주가 넘었고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아 글로벌 사업을 진행할 때도 기업이미지 측면에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주식병합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주가가 싸고 유통주식 수가 많아 기업가치와 이벤트와는 무관하게 작전 세력들에 의한 주가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어 예방차원에서 주가병합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액면병합은 기업가치와 무관하지만 '동전주' 혹은 '저가주'라는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기업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업 실적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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