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독일)=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베를린시청 Bear Hall에서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을 하고 있다. 2017.07.06. [email protected]
4월27일 판문점이 역사적 이정표라면 그 출발은 지난해 7월6일 베를린.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이른바 베를린구상을 내놨다. 여기에 ‘3불(不), 4대 제안’을 포함했다.
대화재개는 올들어 성사됐다. 베를린구상 직후만 해도 핵실험과 미사일로 응수하던 북한은 올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를 시작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후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도 확정됐다. 선수단, 응원단 파견이 급물살을 탔다. 평창 개막과 폐막을 계기로 북한 특사단이 남쪽을 찾았다.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했다.
이산가족·친척 상봉은 오는 8·15를 계기로 진행한다. 인도적 차원이다. 당장 남북적십자회담을 통한 상봉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비록 “2017년 7월27일부터 적대행위 중지” 등 문 대통령이 제시한 날짜보단 늦었지만 4대 제안 ‘미션 클리어’다. 남북관계 특수성을 감안할 때 제안사항이 빠짐없이 이행되는 건 이례적이다.
“한반도의 긴장과 대치국면을 전환시킬 계기가 된다면 나는 언제 어디서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도 사상 첫 판문점 정상회담으로 현실이 됐다. 베를린 구상 당시만 해도 북한과 가파른 대치국면이었다. 가능성을 의심했던 제안들이다. 이제는 ‘베를린 선언’으로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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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선 회의실에 들어서던 문 대통령을 참모들이 기립박수로 맞이했다. “누가 시킨 거예요”라는 문 대통령 질문에 이들은 “자발적인 겁니다”라고 답했다. 회의장엔 웃음이 번졌다.
하지만 아직 자축하기 이르다. 판문점 선언은 그 자체로 성과이지만 새로운 숙제와 시간표를 안겨줬다. 비핵화 협상을 한미 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가 종전선언과 평화체제까지 가야 하는 긴 여정(long journey)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