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 회담장 로비에 백두산 그림이 새로 걸려 있다. 2018.3.29/뉴스1
◇백두산·광물·천연물 南北공동연구 기대감=과학기술계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백두산 화산의 분화 가능성에 대한 공동연구 물꼬가 트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두산 공동연구는 지금까지 북한이 3차례에 걸쳐 제안했지만, 시행을 목전에 두고 금강산 피격 사건(2008년), 핵실험 등의 여파로 남북관계가 경색돼 결실을 맺지 못했던 분야다. 백두산은 활화산이다. 관련 학회에 따르면 2002~2005년 사이 백두산에선 8000여 회 화산지진이 발생하며 천지가 수 cm 부풀어 오르는 등 화산 분화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광물자원 공동개발도 남북한이 협력·상생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북한에는 약 6조 달러(약 6468조원)에 달하는 희토류와 금·구리·아연·석탄 등의 광물이 비축돼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반도광물자원개발(DMR) 미래선도형 융합연구단은 2021년까지 북한 자원 광물의 탐사·채광·선광·제련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남북관계 등 여건 조성 시 한반도 천연물 확보 등을 위한 남북 공동연구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최근 과학기술 분야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들로부터 남북 공동연구 주제에 관한 의견을 수렴, 산림 생태계 복원, 철도연결, 풍력 등 에너지 자원 공동개발 등의 향후 추진 과제를 과기정통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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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협력시스템 마련…‘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 재추진=과기정통부는 감염병 대응, 미세먼지처럼 남북이 공동으로 직면한 문제도 공동연구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위해 우선 남북한 다양한 공동·협력 연구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위해 그간 단절된 협력채널부터 우선 복원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2007년 11월 남북 총리회담에서 합의했던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 건립을 재추진한다. 센터는 남북 과학 협력을 위한 실무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 ‘백두산화산연구전담센터’ 구축도 추가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도 “남북협력 경험이 있는 과학기술계 대표기관 중심으로 남북 R&D 교류·협력을 추진할 ‘남북민간과학기술협의회’를 구성하고 협력방안에 대한 의제를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박호용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 수석부회장(생명공학연 책임연구원)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한에선 112종 학술지에 논문 148편을 실을 정도로 과학기술이 크게 발달하고 있다”며 “이번 판문점 선언에 과학계가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