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동사진기자단
MDL 남측에서 만난 두 정상이 손을 잡고 다시 북측 땅을 밟은 뒤 남측으로 돌아온 장면은 '백미' 였다. 예상 밖 시나리오였지만, 두 정상이 오롯이 소통하고 만든 긍정적 '파격' 이기도 했다.
◇文대통령, 시민들 응원 받으며 오전 8시6분 청와대 출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쯤 청와대를 출발했다. 청와대 직원들은 "평화 새로운 시작,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문 대통령을 응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청와대 직원들은 문 대통령에 대한 환송행사를 이날 오전 진행했다. 직원들은 청와대 녹지원부터 정문까지 출발하는 길을 만들어서 환송을 했다.
계단을 내려올 때만 해도 굳은 표정이었던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김 위원장은 경호원을 뿌리치고 오전 9시29분쯤 군사분계선(MDL)을 가운데 두고 문 대통령과 마주봤다.
이어 문 대통령이 손짓으로 군사분계선 남쪽을 넘을 것을 권유했고,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두 정상은 9시30분, 환한 표정으로 웃으며 악수하며 역사의 한 순간을 기록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손을 잡은 채 10여초간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두 정상은 MDL을 중심으로 남측과 북측에 각각 위치한 취재진을 위해 몸의 위치를 바꿔가며 다시 악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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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손을 맞잡은 채 MDL을 건너 북측 땅을 잠시 밟았다. 그 곳에서 다시 악수한 뒤 두 정상은 MDL을 재차 건너 남측 땅으로 돌아왔다.
두 정상의 선두에는 전통 악대가 섰고 호위 기수가 뒤를 따랐다. 양쪽으로는 호위무사가 함께해 전체적으로 장방향의 모양을 이뤘다. 두 정상이 전통가마를 탄 모양을 형상화했다. 이동 중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행열 바깥에서 보조를 맞췄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전 9시34분 자유의집 앞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사열대까지 나란히 걸으면서 이동하는 동안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양옆으로 도열한 전통기수단을 통과해 자유의 집 앞에 마련된 사열대에 올랐다. 두 정상은 사열대에서 의장대장의 경례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거수경례로 사열을 받았다.
◇김정은 방명록 "새로운 력사, 평화의 시대"=김 위원장은 평화의집 1층에 들어선 뒤 방명록을 작성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라는 글을 남겼다.
김 위원장은 우리 측이 서명대에 준비해 둔 펜 대신,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직접 챙겨온 펜을 사용해 방명록을 작성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옆에서 미소를 보이며 방명록 작성을 지켜봤다.
두 정상은 이후 평화의집 환담장으로 이동하기 전 1층 로비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청와대는 기념사진 배경판으로 민정기 작가의 산수화 '북한산'을 사용했다. 민 작가의 '북한산' 산수화는 서울 북쪽의 거대한 암산, 북한산을 소재로 그린 작품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남한의 땅을 밟는 북측 최고지도자를 서울의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