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김정은, 평화의 상징 심는다…기념식수 후 도보다리 산책

머니투데이 남북정상회담프레스센터(고양)=안재용, 최경민, 김민우 기자 2018.04.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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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18 남북정상회담]남북, 1953년생 소나무 공동식수…두 정상, 군사분계선까지 산책

文대통령-김정은, 평화의 상징 심는다…기념식수 후 도보다리 산책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오래사는 소나무, 정주영의 소떼.


남과 북의 정상이 기념식수할 나무에 담긴 것들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1차 회담을 마친 후 기념식수와 '도보다리' 산책을 할 계획이다. 공식회담은 아니지만 평화·번영의 상징으로서 의미는 가볍지 않다.

정상회담에도 긍정적이다. 두 정상이 짧지 않은 시간동안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다. 김 위원장의 '통큰 결단'이 두 정상간의 마음을 연 대화에서 나올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26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1차 회담을 마친 후 점심시간을 갖는다. 점심식사는 남북 양측이 따로 진행한다. 1차 회담에서 확인된 서로의 입장을 놓고 각자 논의하기 위한 시간이다. 기념식수와 도보다리 산책은 점심식사 이후에 이어진다.



평화를 기원하는 상징적 행사이지만 의미는 크다. '2018 남북정상회담'의 결론을 논의하는 2차 회담을 앞두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속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딱딱한 회담장이 아니라는 점도 나쁘지 않다. 1차 회담에서 풀리지 않은 의제가 있다면 보다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설득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행사내용 자체도 회담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남북은 군사분계선 상 가건물 제일 동쪽에 위치한 길목에 1953년생 소나무를 공동식수할 예정이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한 길이다.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섞고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준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에 발아한 소나무를 평화의 상징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정 전 회장의 소떼도 공동번영을 떠올리게 한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란 문구와 함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명이 포함된다. 장생종으로 알려진 소나무,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정주영의 소떼 하나하나가 평화와 번영의 상징이다. 전쟁이 끝난 1953년부터의 평화를 오랫동안 이어가며, 공동 번영하자는 메세지를 던진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동식수는 우리 측이 제안했고 북측이 우리가 제안한 수종과 문구 등을 모두 수락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공동식수를 마친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한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 감독위가 판문점을 드나들 때 동선을 줄이기 위해 만든 다리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다리의 확장된 부분에 위치한 군사분계선 표식 바로 앞까지 남북정상이 함께 찾아간다는 것 자체가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고, 협력과 번영의 시대를 맞는다'는 커다란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보다리 산책은 상징적 의미만큼이나 회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나란히 걸으며 비핵화 등 핵심 의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도보다리 산책 후에는 2차 회담과 환영만찬, 환송행사가 이어진다. 환송행사에서 두 정상은 '하나의 봄'을 주제로 한 영상을 감상한다. 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집 전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영상의 구체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하나의 봄이란 주제에 맞게 남북 정상의 이날 하루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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