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지'서 레버리지ETF 판 은행들, 위험은 고객 몫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8.04.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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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150레버리지ETF, 지난 17일이후 25일까지 10%이상 손실

은행권이 최근 코스닥 지수 단기 고점에서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담은 신탁을 대거 판매해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꼭지'서 레버리지ETF 판 은행들, 위험은 고객 몫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행권은 코스닥 지수가 900선 위로 올라선 지난 17일부터 연일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를 사들였다. 17~25일까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는 445억원,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는 104억원 순매수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지난해부터 ETF 신탁을 적극적으로 팔아온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을 주요 매수주체로 파악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고객이 ETF 신탁에 가입하면 이를 가지고 증권시장에서 ETF를 사들인다.

문제는 코스닥 지수가 지난 17일 901.22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져 전날까지 3.47% 하락한 869.93까지 밀렸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는 10.69%,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 ETF는 10.71% 하락했다. 코스닥150레버리지 ETF 하락률이 코스닥 지수보다 더 큰 건 레버리지 ETF가 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좇을 뿐만 아니라 코스닥150지수가 최근 많이 하락한 제약·바이오주 비중이 50% 수준으로 높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ETF는 시장이 하락하거나 등락을 반복하면서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가 떨어졌다가 회복돼도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된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ETF가 시장이 우상향할 때 짧게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지 최근과 같은 조정장세에선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제약·바이오주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데다 거품 논란이 제기되면서 코스닥 지수가 조정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코스닥150레버리지 ETF 신탁 판매를 지속한 건 고객 수익률보다 수수료수익을 우선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은행들은 ETF 신탁을 판매하면서 1% 내외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코스닥150레버리지 ETF 신탁이 3~5% 수준의 목표 수익률로 매매하고 지금처럼 손실이 나더라도 손절매하지 않고 추가 매수하는 방식으로 손실률을 낮추는 것으로 안다"며 "레버리지 ETF는 투자기간이 길어지면 불리해진다는점을 고려했다면 은행들이 상품 판매에 신중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7~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권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KBSTAR코스닥150선물 ETF(260억원), TIGER 헬스케어 ETF(227억원), TIGER 코스닥150 ETF(106억원), KODEX 코스닥150 ETF(53억원) 등으로 모두 손실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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