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최저 밸류에이션…현대사료의 '고육지책'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8.04.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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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AI 여파 및 거래 중단으로 매출·이익 역성장…남북 경협 기대감에도 PER 6~7배 기업가치 책정

동물사료 전문회사 현대사료가 지난해 실적 악화를 고려해 올해 IPO(기업공개) 기업 중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을 책정했다. 남북 관계 개선에 따라 사료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질 경우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사료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5월 16일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다.
IPO 최저 밸류에이션…현대사료의 '고육지책'


현대사료는 희망공모가 밴드로 5700~6600원을 제시했다. 희망공모가 밴드 기준 공모규모는 89억~103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350억~405억원이다. 이는 현대사료의 지난해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PER 6.2~7.2배다. 올해 IPO를 진행한 기업 중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이다.

지난해 실적 악화를 고려한 공모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사료 업종이 증시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사료의 지난해 매출액은 871억원, 영업이익은 4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8.1%, 20.6% 감소했다. 2015년 매출액 1252억원에서 2년 연속 외형이 줄었다.



현대사료 실적 악화는 2016년 발생한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축산업황 부진때문이다. 또 지난해 양돈사료 주요 거래처 한 곳과 거래가 종료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사료가 낮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면서 공모 시장에서 주목도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료 사업이 높은 성장성을 갖춘 업종은 아니지만 회사 측이 제시한 기업가치 기준으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사료가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올해 실적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2016년 발생한 AI 여파가 진정되면서 축산 업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협력과 대북 지원 이슈가 부각되면서 사료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로 사료 업계에선 남북 관계 개선에 따라 교류가 재개되고 대북 지원이 현실화될 경우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사조동아원 (952원 ▼10 -1.04%), 선진 (7,420원 ▲100 +1.37%), 팜스토리 (1,584원 ▼11 -0.69%) 등 사료 회사 주가가 오른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현대사료는 수직계열화 구축, 안정적 사료 매출처 확보 등을 위해 공모자금을 농업회사법인 설립, 양돈농장 매입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양계보다 수익성이 높은 양돈 사업을 확대하면서 외형뿐 아니라 이익률 향상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사료 관계자는 "밸류에이션은 시장에서 평가할 문제로 공모 과정에서 보다 높은 투자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민했다"며 "상장 후 AI에 대응하고 실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양돈 농장을 매입해 양돈 사료 매출을 늘리고 축산물 유통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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