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北 놀라운 발표...하지만 핵폐기 언급은 없어"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2018.04.2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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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WP 등 미 주요 언론 "정상회담 앞두고 북의 놀라운 발표…핵포기 언급 없어 만족과 경계 교차"

북한이 21일 핵실험장 폐지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가운데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남북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놀라운 발표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의 이번 발표에는 핵폐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향후 본격적인 핵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북한은 이날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미 주요 언론들은 이같은 소식을 긴급히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발표 이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모든 핵실험을 중단하고 주요한 실험장을 폐쇄하기로 합의했다. 이것은 북한과 세계에 아주 좋은 소식이다. 큰 진전이다. 우리의 회담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북미정상회담의 전조역할을 할 남북정상회담을 1주일도 안남기고 나온 놀라운 발표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북한의 발표에는 핵프로그램 포기에 대한 언급은 빠졌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에 중대한 양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상황을 공고히하는 발표를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이 이미 만들어 놓은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폐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그와는 반대로 그것들을 계속 보유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한 신문은 "미국 정부 관리들이 북한의 발표를 만족과 경계감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바라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움직임은 핵무기 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방어적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이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에 들어가려 하고 있지만, 자신의 무기에 대한 상당한 감축을 받아들이거나 핵프로그램의 동결 이상으로 나아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핵무기 개발의 중단약속은 정권의 안전장치로 핵에 매달렸던 젊은 북한의 3세 지도자에겐 중대한 반전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핵실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쇄 약속은 북한의 완전한 핵무기와 미사일 포기를 요구하는 미국의 눈높이에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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